2005년 1월 5일.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공룡인 ‘천년부경룡(부경고사우루스·Pukyongosaurus millenniumi)’이 미국 클리블랜드 자연사박물관 세계 공룡 목록에 931번째 공룡 속으로 등재됐다. 천년부경룡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두 번째 공룡이며, 한국어 이름으로는 최초로 등재됐다.
천년부경룡은 1998년 부경대 백인성 지구환경과학과 교수팀이 경상남도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앞바다 작은 섬에서 무더기로 발견한 공룡화석을 통해 밝혀졌다. 이후 정리와 분석 작업 등을 거쳐 2000년에 새로운 공룡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당시 발굴된 화석은 경추골 5점, 쇄골 1점, 늑골 1점, 미추늑골 1점이다.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약 1억4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네발로 걷고, 몸 전체 길이 20m 정도의 목이 긴 용각류 초식공룡이다. 2011년에는 천년부경룡 꼬리뼈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육식공룡 이빨자국이 발견되기도 했다.
천년부경룡이라는 이름은 발견자인 백 교수가 재직하는 부산 부경대에서 따온 ‘부경(Pukyong-)’과 새천년을 시작하는 2000년에 학계에 보고됐다는 의미에서 ‘millenniumi’를 더해서 만들어졌다.
2008년에는 부산시와 부경대가 천년부경룡을 원형 복원했다. 이는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의 최초 원형 복원이다. 천년부경룡은 발견 당시부터 목뼈 5점, 등뼈, 갈비뼈, 꼬리뼈 등 주요 골격이 함께 나와 원형 복원이 가능할 것이란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중국 북경에 위치한 고척추동물·고인류연구소에 의뢰해 약 1년여에 걸친 복원작업을 통해 천년부경룡 목뼈, 가슴뼈, 등뼈, 갈비뼈, 꼬리뼈 등 주요 골격 화석을 토대로 전체 골격을 제작했다. 복원된 공룡은 길이 15m, 높이 9.5m에 달했다.
현재 복원된 천년부경룡은 부경대 대연캠퍼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