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한다. 지난해와 거의 같은 동료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갖고 거의 같은 일정을 보내면서도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무심한 자연 속에서 우리가 이렇게 새해 새날이라고 하는 것은 지난날을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고 기준을 잡아야 우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 중에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자리가 변하지 않은 직원도 있을 것이고, 진급해서 자리가 더 넓어진 사람도 있을 테고, 어떤 직장인은 회사에서 나와 또 다른 인생을 도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있고 뭘 해도 잘 안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또 잘 나가다가 꺾이는 사람도 있고,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사람도 있다. 문득문득 연락 받으면서 ‘이 사람이?’ ‘아니 정말이야?’ ‘확실해?’ 하는 때가 많다.
단기적으로 보면 인생은 직선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주식이 오를 때는 계속 오를 것 같아 보이고 떨어질 때는 계속 떨어질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이다.
직장인들의 생활에서도 이 관성의 법칙이 크게 작용한다. 또 사실 그렇기도 하다. 잘나가는 사람은 스스로가 앞으로도 계속 잘나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꿈도 점점 더 커지고 분명해 진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는 콘셉트로 정말 최선을 다한다. 아침 6시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안 쉬고 일중독 걸린 임원들도 많다. 이런 임원들은 부하직원들도 자기처럼 생각하고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의 심정을 살필 줄 모른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런 임원들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한다.
반면에 자기 스스로가 이미 직장 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고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도 많다. 스스로 포기해 버리기 때문에 완전히 꺾이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회사가 맘에 안 들고, 윗사람들도 회사보다는 자기 안위만 걱정하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동료들도 다 경쟁자로 보이고, 후배들은 잘 모르면서 잘난 척만 하는 놈들로 보이면 회사 출근하기 싫어진다. 이런 직장인들은 스스로 투명인간을 자처하고 가능한 뒤로 숨어서 안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직원들도 처음 입사 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직장인들이 잠깐 동안의 슬럼프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이 기간이 길어지면 위험해진다.
그래서 연말연시는 슬럼프 탈출하는 데 좋은 기회다. 관점을 바꾸면서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새해만큼 좋은 때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예전과 좀 다르고 좀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시점인 만큼 자기 생각만 조금 바꿔 주면 다른 사람들도 다 잘 받아주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관점이 필요한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직장에 다니고 있음을 정말 감사해야 한다. 대졸자의 50%가 직장을 못 잡는다는 통계가 있다. 또 저금리 하에서 연봉 2000만원이면 10억원짜리 예금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는 보도도 있었다. 대부분의 회사가 연봉 이외에 자녀 학 자금이라든지 가족병원비 지원 등의 각종 복지 혜택을 준다. 크게 뜻한 바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같이 불경기 때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것이 좋다. 별다른 대책 없이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이면서 계속 불평만 늘어놓으면 자기에게 도움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불평도 습관이고 습관이 인격이 된다. 본인도 괴롭고 주변 사람들도 피곤해진다.
그래서 슬럼프를 일거에 해결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부터 갖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얻고 싶어 하는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 감사생활의 결과일 뿐이다.
새해 아침 자기 자신에게,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부모님께, 동료에게, 상사에게, 사회에, 국가에,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마음만 고쳐먹으면 주위가 다 달라 보일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칭찬이 나오고, 칭찬하면 누군가도 나를 칭찬하게 된다. 이런 감사하는 마음에는 절대 슬럼프가 없다. 매사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으로서 현재 잘나가고 있든, 잘 못 나가고 있든 간에 새해 아침은 생각과 마음 고쳐먹기 딱 좋은 때다.
CIO포럼 회장 ktlee7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