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를 맞은 4대 그룹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확대와 업(業)의 본질까지 바꾸는 체질 개선에 나선다. 삼성·현대차·SK·LG그룹은 각각 신년사를 통해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주문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업체 간 경쟁심화 속에서도 B2B, 소프트웨어(SW), 콘텐츠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로 체질을 개선하자는 의미다.
권 부회장은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B2B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SW 경쟁력을 강화해 디바이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콘텐츠와 서비스를 실행력 있게 만들어 서비스 플랫폼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하드웨어(HW)를 기반으로 성장한 삼성의 미래가 SW에 있음을 못 박은 것이다.
생활가전, 프린팅, 네트워크 등 차세대 사업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창출을 실현하자”며 ‘성과 있는 해’로 이끌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 경쟁력 확충 전략으로 스마트헬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신사업 본격 추진을 명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경영방침을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로 정하고 연구개발 역량 강화 및 생산·판매 체계 효율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판매 목표를 820만대로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추진 과제로 △브랜드 가치 제고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 효율화 △그룹 통합 신사옥 건립 △동반성장·사회공헌 및 안전관리 강화 등으로 설정했다.
정 회장은 “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양성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R&D 분야의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인력 채용과 산학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업의 본질까지 바꾸는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최태원 회장 부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의 본질과 게임의 룰을 바꾸는 혁신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위기 돌파라는 올해 경영방침에 맞춰 혁신적 노력으로 극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며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혁신적 노력을 해 나간다면 험난한 파고를 극복하고 전화위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시장 선도와 실행에 무게를 실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필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최고의 고객 가치 담은 시장선도 상품으로 성과 창출 △고객과 시장을 바라보며 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 정착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해 사업 환경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며 “환율과 유가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에게 상당한 도전이며, 후발 기업의 거센 추격과 일본, 중국의 동향 등을 보면 수년 내에 큰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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