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가 있던 일본 가전 생산라인이 속속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5일 요미우리신문과 주니치신문,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국외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대부분을 올 봄부터 차례로 일본 내 생산으로 전환한다. 엔저 가속화와 국외 인건비 상승으로 국외 생산의 이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미쓰비시전기도 내수용 에어컨의 생산기지를 새해부터 본국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들 주요 가전업체의 ‘컴백 홈’이 타사에도 파급돼 일본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파나소닉은 국내 생산 확대로 고용도 늘릴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 가전제품의 일본 국내 판매액은 5000억엔 전후로 이 가운데 약 40%를 중국 등 국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40개 가전 품목에 대해 국내 생산을 검토 중이다.
거의 전량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수직형 전자동세탁기는 시즈오카현의 후쿠로이시로 옮긴다. IH압력밥솥과 전자레인지 등 조리용 소형가전 역시 중국에서 고베로 생산기지를 전환한다. 가정용 에어컨과 드럼 세탁기 등은 이미 일본내로 생산 라인업을 옮기는 〃〃정책을 일부 시행중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파나소닉은 국내 공장의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수십억 엔의 설비 투자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나소닉은 엔저가 1엔 진행되면 가전제품의 이익이 연간 18억엔 감소, 달러당 120엔대일 경우에는 비용 절감을 하더라도 대폭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미쓰비시는 자사 에어컨을 새해부터 일본 내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대상 모델은 내수용 룸에어컨이다. 생산지는 시즈오카시 소재 ‘시즈오카 제작소’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태국의 에어컨 생산라인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미주·유럽시장용 제품만을 전문 생산하게 된다.
최근 1년간 태국 현지공장서 생산돼 일본에 내수용으로 출하된 에어컨은 약 15만대. 미쓰비시는 태국 공장을 수출형 생산라인으로 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일본 제조업은 그동안 엔고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생산 거점을 국외로 이전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엔저로 생산 거점을 일본으로 옮기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