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가 대중화됨에 따라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0억달러에서 오는 2019년에 390억달러로 두 배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홈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상용품과 기기에 사물인터넷을 융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인 소비와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에 방대하게 걸쳐 있는 융합산업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홈 성공은 공급자인 기업체의 고품질 제품·서비스 제공과 함께 소비자의 편리성과 편의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글로벌 스마트홈 산업은 춘추전국시대로 들어섰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를 비롯해 애플·구글·퀄컴·인텔 등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스마트홈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삼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 중이다.
그러나 스마트홈 산업은 사물인터넷(IoT)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 독식할 수 없다. 소비자는 아무리 좋은 서비스와 제품이라도 자신에 맞지 않으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고, 특정 기업이 소비자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그 해답은 스마트홈 산업의 선순환적인 생태계 조성에 있고 그 핵심은 바로 개방성 및 호환성 확보에 있다.
해외에선 이미 스마트홈·IoT 표준 선점을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 구글(네스트)을 중심으로 한 스레드(Thread)그룹, 퀄컴과 리눅스재단이 연합해 결성한 올신(AllSeen)연합과 이에 대한 대항마 격으로 출범한 삼성전자·인텔 중심의 OIC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플랫폼 기반의 ‘삼성 스마트홈’을 적용한 가전을 전 세계 11개국에 이미 출시했다. LG전자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한 스마트홈 제어 플랫폼 ‘홈챗’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중견 가전업체를 규합해 ‘스마트홈연합’을 구성, 자체 플랫폼인 ‘모비우스’와 연동하는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컨소시엄별 표준은 소속되어 있는 기업들만의 폐쇄적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홈 산업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들 연합 플랫폼에서는 가입되지 않은 기업과는 규격이 상이해 제품과 기기 제어 및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발생하는 구조가 된다. 각 사의 폐쇄형 서비스모델은 독자 생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겪을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홈은 기업 간 개방형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면 제조사가 다른 제품과도 연결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방성과 호환성이 확보돼야 한다. 관련 중소기업들도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고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가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개발된 유선 홈네트워크 표준을 올 상반기까지 제품에 적용하도록 회원사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연말까지는 무선 홈네트워크 표준 적용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IoT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규격 마련과 표준화 추진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가전·통신업체를 중심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한국형 스마트홈 플랫폼의 개방성과 호환성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 스마트홈의 경쟁력이 될 것이며, 지금까지 미생(未生)인 스마트홈이 완생(完生)으로 거듭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충호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부회장 chlee@kash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