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지원을 둘러싼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대기업 계열사 지원 여부다.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물론이고 이동통신 3사 계열사인 SK텔링크와 KTIS, 미디어로그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흑묘백묘론, 즉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대의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할 때가 아니라는 실용론자가 우세하다. 더욱이 대기업 계열사라고 해도 심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처지다.
전체 시장의 43%를 점유하는 알뜰폰 상위 4개사의 2012~2013년 누적매출은 1457억원인 반면 누적적자는 170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포함된다. 이 같은 재무구조 하에서는 과감한 추가 통신비 인하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대기업 계열사에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본 논거가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대기업 계열사 없이는 알뜰폰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불폰 중심 시절에는 알뜰폰이 지나친 저가·중고폰 이미지에 갇혀 저변 확대가 어려웠다. 중소업체들이 단말기 보유 부담 때문에 후불보다는 선불 사업에 치중한 탓이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시장에 차례로 진입한 2012년 1월 이후 2013년 12월까지 선불폰 가입자는 34만명에서 113만명으로 3배 느는데 그친 반면에 후불폰 가입자는 8만명에서 135만명으로 16배나 급증했다.
향후 알뜰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대기업 계열사 역할은 남아있다. 단말기 가격이 비싼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도입 확대 없이는 ‘알뜰폰=중장년층용’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알뜰폰 이용자의 62% 정도가 50대 이상이다. 젊은 층으로 시장 확대와 가계통신비 추가 인하를 위해서는 자금력을 갖춘 알뜰폰 기업이 저렴한 LTE 요금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LTE 반값요금제’ 등이 나오면서 가계통신비 인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