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엔지니어링 내부 고발자들 “대주주 횡령·배임이 문제의 본질”

최대주주가 290억원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참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이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최대주주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고 호소하며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인수 참엔지니어링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김형수 참엔지니어링 상무 외 7인은 6일 “한 회장은 본인 소유의 회사 지분 전부를 비밀리에 팔기 위해 경영 지배인을 선임하고 참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등 전형적인 인수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며 “회사 우량자산을 매각하고 대출을 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주가를 조작하는 등 회사를 망친 뒤 빠져나가는 수법을 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한 회장은 거액 횡령 건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팀장들이 직원에게 지시해 연판장과 복귀 정당성을 알리는 탄원서 작성을 강요하고 있다”며 “증거 인멸, 도주, 추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조속히 구속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을 고발한 임직원은 전원 대기발령 상태로 출근이 금지됐다. 이들은 대표 자리에 다시 취임한 한인수 회장을 저지하기 위해 가처분소송 세 건을 제기한 상태다. 회사는 내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욱 전 대표의 이사 해임, 참저축은행 매각, 경영지배인 선임을 다룰 예정이다.

고발인 측은 매물로 나온 참저축은행의 매각 과정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저축은행 매각 자금이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기 위해 적정 가격을 받는지, 참엔지니어링으로 자금이 들어와 경영에 실제 보탬이 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발인들은 임시주총에 앞서 소액 주주 연대를 결성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발인 측은 “지난해 8월 20일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될 때 보니 횡령·배임 액수와 수법이 너무 치밀하고 예상을 뛰어넘었기에 더 이상 알고도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우리도 평범한 월급쟁이일 뿐이며 대주주가 회사 자금을 사금고로 여기고 경악스러울 정도의 횡령·배임을 한 것에 저항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또 “한 회장으로부터 참엔지니어링을 지켜내는 것이 목적”이라며 “정직한 경영자를 찾아 회사가 다시 건강한 기업으로 발전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인수 회장 측은 “경영기획실장이던 최종욱 전 대표가 회사 자금 상황을 파악하고 일부 임직원들이 경영권을 뺏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횡령 배임 건은 조사를 거쳐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