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시스템과 노하우의 개발도상국 전수를 확대하면서 과학기술 한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베트남에 정부 출연연구기관 성공모델을 전수하고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등 혁신적인 연구개발(R&D) 관리시스템도 해외에 전파한다. 과학기술 한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오는 2017년까지 베트남에 베트남판 KIST인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소(V-KIST)’ 설립을 추진한다.
V-KIST 사업은 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지원해달라는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우리나라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진행한다. 300명 규모의 연구소를 건립하며 총 3500만달러를 투입한다. 역대 개도국 ODA 지원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미국 원조로 설립된 KIST가 개도국에 다시 연구소 건립을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양국이 공동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앞으로 연구동 건축과 기자재 지원, 전문가 파견 및 초청연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혁신적인 R&D 정보서비스로 꼽히는 NTIS는 카자흐스탄과 베트남 등으로 진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과학기술 정보관리 체계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NTIS 모델을 카자흐스탄에 전수하기 위한 후속 논의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과도 NTIS 전수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시스템과 노하우의 개도국 전수는 과학기술 한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도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을 배우려는 개도국 수요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개발도상국 과학기술 협력 지원기관 ‘국제과학기술혁신센터(ISTIC)’와 공동으로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하는 ‘개도국 고위 정책자 과학기술혁신과정(KISTEP-ISTIC)’에는 매년 개도국 과학기술 고위 정책 결정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원조를 활용한 과학기술 시스템과 노하우 전수로 한국 과학기술의 국제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며 “NTIS가 진출하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동반 진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