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코디마 탈퇴 초강수···재송신 대가 갈등 증폭

지상파 방송 3사가 재송신료 갈등 문제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를 탈퇴한다.

코디마가 지난해 지상파 재송신 분쟁 조정에 관한 방송법 개정안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 빌미가 됐다. 지상파 방송사가 재송신료 갈등과 관련해 정부의 중재안을 거부한 데 이어 코디마 탈퇴라는 강경책까지 구사하면서 재송신료 갈등이 점점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이다.

7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한국방송공사(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지상파 방송 3사는 최근 코디마에 회원사 자리를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코디마가 출범한 지난 2008년부터 회원사로 활동했다.

코디마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3사가 (코디마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사실”이라며 “다음 달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탈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코디마는 통신·방송 산업이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최근 재송신 분쟁 등 두 업계의 크고 작은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지상파 방송사가 이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마련한 방송법 개정안은 지상파 방송사가 코디마를 탈퇴하게 된 가장 큰 불씨를 제공했다. 방통위는 당시 지상파 재송신 분쟁에 따른 블랙아웃(송출중단) 등 국민 시청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권조정제도 △방송유지·재개명령권 △재정제도 등을 골자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정부가 유료방송 편을 들고 있다며 법 개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코디마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즉각 공동 성명서를 내고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며 지상파 방송사에 맞섰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기본적으로 모든 회원사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며 “(코디마는) 일부 회원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는 회원사 자리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탈퇴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코디마 탈퇴로 향후 유료방송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의 재송신 대가 분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디마의 주요 회원사인 IPTV 3사는 아직 2014년도 CPS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CPS 재협상이 타결되면 2014·2015년 CPS 금액을 소급해 지불해야 한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MB, 티브로드는 CPS 계약 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로 만료돼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CJ헬로비전은 다음 달 MBC·SBS와 체결한 CPS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