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oD 가격 최대 50% 기습인상 통보···유료방송 업계 반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BS미디어의 유료 VoD 가격 인상안

지상파 방송 3사가 케이블TV와 IPTV에서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가격을 최고 50% 기습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 광고 매출 하락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인기 드라마를 중심으로 성장하던 VoD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됐다.

8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KBS미디어, SBS콘텐츠허브, 문화방송(MBC)은 최근 IPTV 3사와 케이블TV 업계에 각각 공문을 보내 유료 VoD 가격을 최고 5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연말부터 잇달아 VoD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IPTV·케이블TV 사업자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일방적 요구”라고 토로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해당 공문에 따르면 MBC는 신작·구작 구분 없이 VoD 콘텐츠를 고화질은 1500원, 저화질은 1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적시했다. 각 유료방송 사업자가 축적해 온 콘텐츠유통관리시스템(CMS) 분석데이터 공개도 요구했다.

SBS콘텐츠허브와 KBS미디어는 최근 1년 이내 방영된 신작 방송 콘텐츠는 화질에 따라 고화질(HD)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표준해상도(SD) 700원에서 1000원으로 각각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구작 가격은 기존 500~1000원을 과금했던 HD를 1000원으로, 300~700원이었던 SD를 70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SBS콘텐츠허브는 공문에서 “최근 방송 프로그램 제작 예산의 급격한 증가와 콘텐츠 유통 시스템에 대한 설비투자 등 비용상승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며 가격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일방적 VoD 가격 인상 통보에 크게 반발했다. 가격 부담이 상승하면서 시청자 불만이 고조돼 VoD 시청가구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MBC는 공문에 “가격 인상 안내 등 시청자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신속히 취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명시해 가입자 불만이 발생할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지난 2011년부터 유료방송 업계의 VoD 수익 증가율이 매년 30%를 웃도는 초고속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VoD 가격 인상으로 시청자가 감소하면 유료방송 사업자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VoD가 적정 가격을 넘어서면 소비자(가입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VoD 시청가구 수 감소로) 가격 인상 전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웹 하드에서 불법적으로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내려받는 가입자도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유료방송 사업자가 VoD 콘텐츠를 판매해 얻은 수익 중 지상파가 가져가는 몫은 절반을 크게 웃돈다”며 “무료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지향하는 지상파 방송이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결국 일반 시청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KBS미디어의 유료 VoD 가격 인상안>


[표]KBS미디어의 유료 VoD 가격 인상안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