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 자료 유출로 촉발된 에너지기관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전담조직을 신설·강화하고 기관별 취약점을 보완하는 종합 정보보안체제 강화 방안을 다음달 수립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윤상직 장관 주재로 18개 에너지 공공기관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혁신 전략회의’를 열었다. 산업부는 회의에서 올해 에너지 공기업 개혁의 3대 키워드로 △정상화 △보안 △생산성을 꼽고 이를 집중 논의했다. 노시영 삼성 보안센터장(전무)과 박병준 대령이 외부연사로 참석해 삼성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보안사례를 소개했다.
산업부와 에너지 공기업은 사이버공격 조기 대응과 자료 유출 방지 목적으로 사이버보안 시스템 고도화에 즉각 나서기로 했다. 18개 기관 중 인터넷·업무망 분리가 되지 않은 한국석유공사·한국전력거래소·한국광물자원공사의 망 분리를 연내에 완료한다. 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한수원 등이 운영 중인 단위보안관제센터를 발전 5사에도 확대 구축한다.
18개 전 기관의 보안전담조직 설치를 마무리하고, 한수원은 각 사업소까지 전담조직을 확대 구축한다. 지난해 132명과 642억원 수준이었던 정보보안 전담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에너지 공기업 정보보안 실태점검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종합 정보보안 강화방안을 수립·시행할 예정이다.
윤상직 장관은 “사이버 보안 성과는 보이지 않고 귀찮지만 소홀할 수 없다”며 “전력·가스·원전 등 주요 기반 시설 사이버위협은 성공 여부를 떠나 국민 불안감이 크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공기업 혁신 주문도 이어졌다. 최근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비리 혐의로 기소된데다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잇따른 탓이다.
윤 장관은 “비정상의 정상화와 비리 척결은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며 “기관장이 모범을 보이고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건전한 관행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41개 소관 공공기관의 정상화 과제를 지속 관리하는 한편 우회적 방만경영 시도나 이면합의 여부도 점검할 방침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