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면역세포가 자기세포 공격 유도 단백질을 억제해 자가면역 증상을 완화하는 단백질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 교수팀은 자가면역 단백질 일부 조각을 투여, 세포 내에 원래 존재하는 자가면역 단백질을 방해함으로써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두 단백질이 결합할 수 있는 특정 DNA 부위를 두고 서로 경쟁하도록 한 방식이다.
기존에는 특정 면역세포에서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단백질을 억제하기 위해 이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나 화학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항체는 세포 내 전달이 쉽지 않고, 화학물질은 부작용 검증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방법을 다발성 경화증 생쥐모델에 적용하자 마비증상 같은 자가면역 증상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학물질과 달리 단백질로 된 신약후보물질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세포 내에서 분해돼 사라지고, 표적 세포에 대한 특이성도 높아 부작용 우려가 낮다.
이상규 교수는 “기존 화학합성물이나 항체를 이용한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개념의 단백질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전사인자가 원인이 되는 많은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2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100주년 기념호인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