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노동조합과 합의가 없어도 통합승인신청서를 처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작년 7월 이후 하나와 외환 간 노사 합의를 6개월 동안 기다려왔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서 “아직까지 노사 합의에 진전이 없는 데 대해 유감”이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금융위 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했던 “시간을 좀 줘서 합의를 이끌어내야지 모양이 좋지만 금융위도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는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이날 신 위원장은 “하나와 외환에 이미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합의 없는 통합승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노사간 합의를 이룬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지금이라도 회사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노사간의 진전없는 대화로 두 은행의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양측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그마저도 성과가 없을 경우 하나금융지주의 통합승인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야당 국회의원들은 노사 합의 없는 통합신청에 부정적이었던 신 위원장이 말을 뒤집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안에도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금융당국에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날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반기면서 하나·외한은행 통합에 대해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의지를 내비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