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의 특허 등록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특허조사업체인 ‘IFI 클레임 페이턴츠 서비시스’가 13일 공개한 ‘2014년도 미국특허 등록 현황’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한해 동안 총 2566건의 특허를 신규 취득해 전년 대비 39%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구글의 미국특허 등록 순위는 전년 대비 3계단 뛰어오른 8위를 차지, 사상 첫 톱10에 진입했다.
애플은 13% 증가한 2003건으로 전년도 13위에서 11위로 올라섰다. 퀄컴도 23%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7위로 2계단 상승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정체 또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총 4952건으로 IBM에 이어 2위를 지켰지만, 등록 건수 증가율은 5.9%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 상대인 애플이나 구글 등에 못미치는 것은 물론, 전체 증가율(8%)에도 뒤졌다.
LG전자도 2122건으로 전년도 10위에서 9위로 한계단 올라서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경우는 전년보다 오히려 14건이나 등록 특허가 줄었다. 순위 역시 39위에서 41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SK하이닉스가 902건을 등록해 39위로 1년새 6계단 수직 상승했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보유 특허가 한 건도 없던 구글이 단기간내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제조업체는 전통적으로 특허건수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도 30년 이상의 업력을 갖고 있어 순위 변동이 거의 없다. 비교적 신생인 구글이 소프트웨어 특허만으로 제조업체인 LG전자까지 제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애플은 그간 특허의 질에 승부를 걸던 기업이다. 이들이 이제는 ‘양’까지 늘리면서, 특허 포트폴리오를 더욱 촘촘해 다져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IBM은 올해도 특허 취득에 매진, 10.6% 증가한 7534건을 등록시켜 2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미 특허 등록건수는 전년 대비 8% 증가, 사상 처음으로 30만건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등 외국계 기업의 등록 비중은 49.1%에 달했다.
미국 외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전체 18%로 가장 높았다. 중국은 2%에 불과했으나, 두 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마이크 베이크로프트 IFI CEO는 “대부분의 특허는 컴퓨팅과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이고, 디자인 특허는 집계에서 배제한다”고 말했다.
<미국 특허등록 톱10 현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