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업계가 트래픽 정산소 구축 작업에 나서면서 트래픽에 기반을 둔 접속료 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 정량제 방식의 접속료가 종량제 방식으로 전환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 사업자와 유관기관이 ‘IX정산소’ 구축을 위한 실무협의에 돌입했다. 1월 들어서만 세 차례나 만날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다.
IX(Internet eXchange) 정산소는 일종의 인터넷 톨게이트다. 고속도로에서 주행거리만큼 통행료를 내는 톨게이트처럼, 인터넷 상호접속비용을 정량이 아닌 실제 사용량에 맞춰 내도록 하는 데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사용량이 적은 중소 사업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7월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개정해 인터넷 상호접속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실제 트래픽에 따른 접속 통신료를 산정 △인터넷망 상호접속 범위를 유선에서 무선 인터넷까지 확대가 핵심이다.
통신 사업자들은 현재 IX 정산소 구축 사전작업으로 국내 인터넷 트래픽 구조를 분석하고 있다. 일종의 ‘트래픽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통신사업자별로 상이한 망 설계를 아우를 수 있는 공통 트래픽 측정 기준을 세울 방침이다. 유선과 무선 인터넷망이 대상이다.
IX 정산소는 실시간으로 트래픽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24시간 작동하는 안정성이 생명이다. 특히 이 같은 정산소를 운영한 전례가 세계에 없어 더욱 쉽지 않은 작업이다.
미래부는 IX 정산소 구축 작업과 함께 트래픽에 기반을 둔 접속료 산정 공식과 표준인터넷 접속 조건 등도 연내 개발하기로 했다. 접속료 산정 공식에는 통신망 원가와 경쟁상황, 기술발전 정도, 트래픽 증가 추이 등이 반영될 예정이다. 시장점유율 등 사업자 간 사정이 다른 만큼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IX 정산소는 올IP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2016년 1월부터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연내 정산소 구축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