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더니... 우버, `당근책`으로 주행 DB 내놓다

우버가 미국 보스턴 시에 자사 주행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버의 DB 공유는 이번이 처음이라 전 세계 곳곳에서 유탄을 맞고 있는 우버가 ‘당근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우버가 미국 보스턴 시에 자사 주행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버의 DB 공유는 이번이 처음이라 전 세계 곳곳에서 유탄을 맞고 있는 우버가 ‘당근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사진은 뉴욕시에서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모습. <AP통신:자료>
우버가 미국 보스턴 시에 자사 주행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버의 DB 공유는 이번이 처음이라 전 세계 곳곳에서 유탄을 맞고 있는 우버가 ‘당근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사진은 뉴욕시에서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모습. <AP통신:자료>

모바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미국 보스턴시에 교통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자사의 주행 DB‘스마트 데이터’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고 14일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우버가 특정 지역에 주행 DB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회사는 지금까지 관련 데이터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왔다.

스마트 데이터에는 우버 이용자가 주행이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찍는 ‘타임스탬프’를 포함한 주행 기록이 담겼다. 우버를 이용하는 승객이나 기사의 개인 기록으로만 쓰였던 정보들이다. 이 DB는 우버의 다른 지리 정보와 마찬가지로 우편번호(zip code) 형태로 제공된다.

회사측은 이를 활용해 보스턴 당국이나 더 많은 도시들이 교통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마틴 J. 월시(Martin J. Walsh) 보스턴 시장도 이날 “이 DB로 각종 문제들을 파악해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교통 환경을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버는 택시·리무진 위원회와 승객들의 탑승 정보 등을 공유하라는 뉴욕시의 요청을 최근 거절한 바 있다. 경쟁자와 이같은 정보를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당시 회사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바가지 요금 문제가 커지자 입장을 바꿨다. 보스턴 시를 포함해 세계 각국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논란을 무마시키기 위한 ‘당근책’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우버는 지난해 1년간 세계 190여개에 신규 진출하는 등 현재 50개국 250여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다.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혔지만 위법성, 안전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도·대만·중국·스페인 등은 우버의 영업을 금지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보스턴 시에서도 지난달 우버 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최근 바가지요금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뉴욕시가 우버를 포함해 택시 등 운송사업자의 요금 상한제를 처음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우버는 수요량에 따라 요금이 차등으로 책정되는 ‘차별요금제(surge pricing)’를 시행해 이용 승객이 많으면 요금이 비싸진다. 우버 측은 콜럼버스·디트로이트 등 미국 48개 도시에서 요금을 낮추기로 결정했지만 뉴욕과 보스턴은 제외됐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