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새 메인프레임 공개...빅데이터 시장 수요 흡수에 초점

IBM이 모바일 빅데이터 시대에 최적화된 신형 메인프레임 ‘z13’을 13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공개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현지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5년간 10억 달러의 개발비가 투입된 IBM z13은 초당 3만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한다. 판매 가격은 대당 20만 달러부터.
5년간 10억 달러의 개발비가 투입된 IBM z13은 초당 3만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한다. 판매 가격은 대당 20만 달러부터.

IBM은 대부분의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는 고객사들의 비즈니스 패턴에 맞춰,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정합성, 보안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둬 z13을 개발했다.

60여개 고객사의 요구를 사전 수용, 지난 5년간 10억달러(약 1조800억원)를 투입해 만든 z13은 초당 3만건의 트랜젝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암호화 과정 없이 처리돼온 기존 모바일 트랜젝션과 달리, z13은 리얼타임 코딩 기능을 제공한다. 시큐리티 등에 특화된 관련 특허 500여건이 대거 적용된 결과다.

대형 냉장고 크기만한 z13은 기존 메인프레임 대비 30%가량 향상된 성능으로 하루 25억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핀테크 시대를 맞아 갈수록 처리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고객의 희망 처리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는 은행 등 금융권의 신규 수요를 z13이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IBM 측은 기대한다. 모바일쇼핑객이 급증하고 있는 유통업계나 실시간 발권 등 항공·교통 부문 역시 IBM이 눈독 들이는 분야다.

메인프레임에 대한 IBM의 애정은 각별하다. 대부분의 하드웨어 사업을 접었지만, 메인프레임만은 지난 1950년대 이후 IBM 불변의 트레이드마크다.

비중으로만 보면 메인프레임은 IBM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련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스토리지 등을 포괄한 방계 매출은 25%에 달한다. 관련 영업이익도 35%에 이른다.

문제는 얼마나 팔릴 것이냐다. IBM은 이번 z13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관련 수요가 x86과 같은 서버 제품군으로 급속 대체되면서 지난 20년간 메인프레임의 매출은 지속 감소세다. 저가형·개방형 시스템들도 계속해서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IBM은 이번 공개에서 판매 시점을 적시하진 않았다. 판매 가격도 대당 20만달러 수준에서 시작할 것으로만 알려진 상태다.

UBS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미러노비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IBM의 Z시리즈 메인프레임은 전년 대비 10% 향상된 23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