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5일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됐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겨울·여름철 전력피크 기간이나 전력수요가 높은 시기에 상가, 빌딩, 산업체 등에서 전기사용을 줄여 안정적인 전력수급은 물론 전력 공급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력피크 감소에 따라 발전, 송전설비 등 전력공급설비 건설 억제에 크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수요관리제도가 전력시장을 보조하는 주요한 비상 수급조절 시스템이었다. 이 제도는 전력수요가 높은 시기에 전력거래소 또는 한전이 산업체 등에 수요감축을 요청하고, 이 요청에 따라 산업체 등이 수요를 감축하는 형태였다.
새로이 개설된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전력수요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수요관리제도와 유사하나, 수요관리 사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으며, 이 수요관리 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발전사업자만 활동하던 시장에 경쟁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은 가히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2015년 1월 12일 현재 11개 수요관리사업자가 등록을 마쳤고, 보유 용량만 해도 석탄발전소 3기에 달하는 152만㎾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개설 이후 지난달 5일에는 등록시험을, 18일에는 감축지시 발령을 통해 두 차례의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가동됐으며 등록시험시 감축 이행률은 175%로 초과 달성됐다. 이러한 초과달성 결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보면 수요관리 사업자는 감축지시를 받으면 의무감축을 1시간 내 시행해야 하며, 불이행시는 그에 따른 위약금 규정을 두고 있는 신뢰도 확보장치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도 초기인 만큼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우선 올해 제도 개선 방향은 하루전 시장에서 수요자원의 가격입찰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한편,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다양한 수요관리 사업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잠재적인 수요관리 사업자를 포함해 관련 전력시장 교육을 강화하고 IT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3.0 정책에 따라 시장참여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고, 신규사업자 육성을 통해 수요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발전자원과 수요자원의 경쟁효과(전력 시장가격 안정 등)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도 수요자원을 공급자원과 함께 고려해 실질적인 가치가 반영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에서 산업체, 빌딩, 상가 등이 얻은 수익이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설비투자로 선순환되고, 수요관리 사업자들이 에너지 종합컨설팅 사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양민승 전력거래소 시장개발처장 helios@kp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