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국가 간 명암이 갈린다. 인도는 저유가 호재로 1년 8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하며 금융 완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반면 러시아 등 산유국은 경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0.25% 인하한 7.75%로 결정했다고 전하며 국가 간 유가 하락 여파가 양극화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라구람 라잔 인도 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수준이 예상을 하회하고 저유가도 지속돼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며 “저유가는 향후 1년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인도는 원유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8% 대였지만, 4분기는 4~5%대로 낮아졌다. RBI가 2016년 1월을 목표로 했던 6%를 이미 밑돈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가 주가 상승 효과를 내는 등 호재로 작용했다. 인도 국영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를 기다렸던 데다 인하시기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경제개혁으로 7~8% 경제성장률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세계은행은 인도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 신흥국과 미국 등이 저유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산유국의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 충격에 경기가 악화됐다. 재정에 압박이 가해지며 경기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금융제재에 이어 원자재 가격 급락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0.7% 성장에 그쳤다. 올해는 2.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은 올해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전망치였던 3.4%에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선진국 경제 성장률은 2.2%, 신흥 개발도상국은 4.8%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