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내달부터 본격 양산에 나설 퀀텀닷(QD) TV에서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정책을 펼친다. 삼성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일반 LCD 패널에 삼성전자가 별도의 QD시트와 최적화 솔루션을 덧붙여 TV를 생산한다. 반면에 LG는 LG디스플레이가 완성된 형태의 QD패널을 LG전자에 공급해 모듈화된 TV제조 방식을 따른다. 이제 막 열리고 있는 QD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다른 패널 전략이 어떤 판매 실적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국내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 세계에 퀀텀닷TV를 출시할 계획이다. 핵심이 되는 TV용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받아서 삼성전자가 직접 퀀텀 시트를 부착하고 전용 엔진까지 탑재한다. 퀀텀닷 전용 필름은 국내 중소기업 한 곳에서 공급받는다. 이 시트는 다른 패널업체나 TV제조사에 제공하지 않고 삼성전자만 사용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삼성전자는 ‘QD’가 아닌 ‘SUHD’라는 이름으로 다른 TV제조사의 퀀텀닷 TV와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UHD TV는 삼성전자가 TV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최적화해 내놓는 차세대 TV”라며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직접 패널을 가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패널을 직접 양산할 경우 중국·일본 등 다른 TV제조사에 특화된 삼성만의 기술이 전수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LG는 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에 QD가공까지 마친 패널을 LG전자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패널과 TV 제조가 분업화된 구조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이외에 다른 고객사에도 요구에 따라 퀀텀닷 기능을 추가한 TV용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점이 삼성과 다르다.
LG전자 관계자는 “LG는 퀀텀닷보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TV로 보고 있다”며 “퀀텀닷 TV에서도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로,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충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글로벌 1위에 올라있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모듈화된 패널 사용으로 발 빠른 TV 생산과 공급망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TV시장에서 국내 삼성과 LG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중국 업체까지 퀀텀닷TV를 올해 주력 모델로 삼고 판매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1, 2위 TV제조사인 삼성과 LG는 주 경쟁 포인트가 되는 ‘QD’ 기능을 각각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없는 OLED TV와 달리, QD TV는 올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질 아이템”이라며 “삼성과 LG의 다른 QD패널 전략이 판매 실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