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그룹, `스페이스X` 합류하나... 인터넷 위성 업체에 투자

버진(Virgin) 그룹이 인터넷 위성 업체 ‘원웹(One Web)’에 투자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손잡고 ‘스페이스X’의 인터넷 소형 위성 프로젝트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영국 버진 그룹이 인터넷 위성 전문 업체 원웹에 투자했다고 포브스 및 주요 외신이 최근 전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창업자가 원웹의 이사회에 포함, 사업 방향을 가늠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원웹은 위성 커뮤니케이션 업체 ‘O3b 네트웍스’의 창업자 그렉 와일러(Greg Wyler)가 세운 인터넷 위성 전문 업체다. 집단 위성 시스템으로 인터넷 보급량을 늘리고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목적 아래 세워졌다.

집단 위성 시스템에 쓰인 648개의 소형 위성은 가볍고 궤도가 짧아 인터넷 환경 구축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인터넷 제공 업체들이 구축비를 많이 들이지 않아도 모바일 이용자들을 상대로 저렴하게 고속 인터넷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CEO는 “원웹의 집단 위성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인터넷 환경에 놓여있지 않은 전 세계 30억명의 사람들에게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버진 그룹이 엘론 머스크가 세운 소형 우주 화물 운송업체 ‘스페이스X’와 함께 인터넷 위성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버진 그룹은 이날 그룹 내 우주항공 계열사 ‘버진갤러틱(Virgin Galactic)’이 개발한 위성을 곧 띄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인력을 추가 고용해 우주선 발사체 프로그램 ‘런처원(LaunchOne)’을 보강할 계획이다. 버진갤러틱은 지난해 민간인 우주 여행을 계획했으나 11월 시험 비행 도중 우주여행선이 추락하는 사고를 겪은 바 있다.

그렉 와일러 원웹 창업자는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함께 인공 위성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일반 상업용 인공위성의 절반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인공위성 700여개를 쏘아올려 지구 전체를 뒤덮게 해 인터넷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예상 소요 자금은 10억달러 이상이다.

엘론 머스크는 최근 미국 시애틀에 인공 위성 제조 센터를 건립하기로 밝힌 바 있다. 버진 그룹이 발사체를 만들고 스페이스X가 인공 위성을 만드는 셈이다. 만약 협력하지 않는다면 버진 그룹과 스페이스X는 경쟁사가 된다. 두 업체는 이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