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업종별 금융특허 경쟁력 1위는 신한은행, 비씨카드, 삼성증권, 삼성화재로 나타났다.
전자신문과 특허정보 검색·분석 전문기업 윕스가 국내 처음으로 21년간 금융업권별 특허 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금융 특허 경쟁력 조사는 1994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 사이에 출원한 특허가 대상이며,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분류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업 특허 경쟁력 조사는 이뤄진 적이 있으나 금융권 특허 경쟁력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각 금융사의 특허 출원 현주소와 미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평가다.
조사결과 은행 부문에서는 신한은행이 1144건(해외특허 포함)으로, 국내 금융권 가운데 특허경쟁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부문은 비씨카드가 182건, 증권 부문은 삼성증권 113건, 보험 부문은 삼성화재가 26건으로 각 금융 부문 특허 경쟁력 1위를 자치했다.
반면에 특허경쟁력 최하위는 은행 부문에서 광주·제주은행(1건), 카드 부문 롯데카드(1건), 증권 부문 NH투자증권·KB투자증권·IBK투자증권(1건), 보험 부문 교보생명·더케이손해보험·미래에셋생명보험(1건) 등으로 분석됐다.
업권별 특허출원 실적은 해가 거듭할수록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공룡기업이 핀테크 비즈니스를 위해 특허 확보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는 오히려 특허 출원과 기반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지난 10년간 은행권 특허출원 수는 10분의 1로 급감했다. 정량 비교만으로 특허경쟁력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급변하는 스마트금융 환경에서 특허에 대한 투자와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특허 확보보다는 리스크 관리 등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의 특허출원 건수는 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급감했다. 카드·증권·보험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전통 금융사가 특허괴물(NPE)의 새 먹잇감이 돼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금융기관의 고유영역인 지급결제 분야에 통신사와 정보기술(IT)기업이 속속 진입, 본격적인 영역 파괴가 이뤄지면서 특허의 중요성은 증대됐다.
특허 전문가들은 민관 합동으로 ‘금융 특허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해외 특허 변호사는 “글로벌 스마트금융 시장은 이미 핀테크 비즈니스에 대비한 특허 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도 특허 확보 등으로 안전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표] 금융업권별 특허경쟁력 1위 (단위:건)
*1994년 1월 1일~2014년 12월 31일 이전 공개, 등록특허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분류에 따른 특허건수만 취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