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업체 코인베이스, DFJ에서 7500만 달러 투자 유치

비트코인 업체인 코인베이스가 유명 벤처캐피탈(VC) DFJ 등으로부터 7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비트코인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잇따른 악재로 사그라질 듯 했던 비트코인 열풍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 업체 코인베이스가 유명 벤처캐피탈(VC) DFJ 등으로부터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연초부터 먹구름이 꼈던 비트코인 열기가 다시 일어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5 CES`에서의 비트코인 부스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 업체 코인베이스가 유명 벤처캐피탈(VC) DFJ 등으로부터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연초부터 먹구름이 꼈던 비트코인 열기가 다시 일어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5 CES`에서의 비트코인 부스다.

미국 비트코인 전문 업체 코인베이스가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딩에서 업계 사상 최대인 75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및 주요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번 라운딩에는 미국 상위 5대 VC 중 하나인 DJF가 새로 들어왔다. DJF는 핫메일·스카이프·테슬라·바이두 등을 발굴한 운용 자산 규모 70억달러의 VC다. 일본 최대 무선통신 업체 NTT도코모도 신규 합류했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환전 플랫폼과 전용 지갑(월렛)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이용자는 190만여명이고 비트코인 지갑은 200만여개정도다. 이번 라운딩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총 1억6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의 투자가치는 4억달러 이상이다.

이번 투자로 회사는 사업 영역을 현 19개국에서 인도·브라질·필리핀 등 30여개국으로 확대한다. 대형 유통업체를 고객사로 추가 유치하고 유통업체의 웹사이트와 자사 결제 플랫폼을 보다 쉽게 연동할 수 있는 신규 툴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델·이베이 등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작년 말 기준 미국 내 3만7000여 가게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비트코인의 잠재력이 다시금 주목받는 모양새다. 계속되는 논란에도 코인베이스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

배리 슐러(Barry Schuler) DFJ 전무이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지금이 아닌 ‘다음 시기(next chapter)’를 눈여겨봤다”며 “이번 투자는 ‘다음 장’이 시작되는 흔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낮은 수수료를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이기 때문에 거래비용이 거의 없어 신용카드보다 수수료가 적다. 이를 활용해 소액 결제 시장이나 신용카드가 보편화되지 않은 해외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 미국에서 각 상점들은 신용카드사에 결제 1건당 결제대금의 2.5~3%를 수수료로 내야하지만 코인베이스의 수수료는 1%에 불과하다.

결제액 대비 수수료 부담이 큰 소액 결제 시장도 노려볼만 하다. 슐러 전무이사는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때 수수료 부담이 큰 산업에 비트코인 결제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미디어들의 기사 구독료를 달러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통업체들이 아낀 수수료를 고객들에게 할인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비트코인의 시장 확대를 돕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유통업체들이 신용카드가 보편화하지 않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도 도움이 돼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비트코인은 가격변동폭이 커 화폐로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연이은 해킹 사고로 보안 논란에 휘말리는 등 구설수에 시달렸다.

실제 비트코인의 화폐가치는 지난해 1년간 절반 이상 떨어졌고 지난 15일에는 2013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180달러를 기록, 2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6일에는 슬로베니아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스탬프가 약55억원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했다.

슐러 이사는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비트코인 기술이 계속 발전해 인터넷 이후 온라인에 구축되는 가장 멋들어진(elegant)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