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링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전화 자동번역서비스를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음성통화를 실시간 번역해 준다는 점에서 국제전화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의 자동번역 기술경쟁도 주목을 끈다.
SK텔링크는 국제전화 실시간 통역 서비스인 ‘00700 자동통역서비스’를 개발하고 시범운영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국내에서 이 같은 서비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SK텔링크와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의 합작품이다. 시스트란은 국내 업체인 씨에스엘아이가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업체로 세계 최고 수준 자동번역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용자 음성을 인식하는 음성인식기술과 이를 번역해주는 자동번역기술, 이를 다시 읽어주는 음성합성기술이라는 3대 기술이 모두 동원됐다.
대화 상대방의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번역주기 때문에 통역사가 필요하지 않다. SK텔링크는 분당 1000원대인 통역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번역 품질이다. 자체 개발한 규칙기반 통역기술과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통계기반 통역기술을 더해 대화체 환경에서 뛰어난 통역 성능을 발휘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학습으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문장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SK텔링크의 자동통역서비스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와 구글이 내놓은 유사 서비스와 기술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프는 지난해 12월 영상채팅에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시범서비스를 내놨고 구글은 이달 초 음성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PC 기반인 반면에 SK텔링크 서비스는 유무선 전화기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구글 음성번역앱은 통화가 아닌 대면서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SK텔링크는 우선 미국과 캐나다, 홍콩 3개국 통화에 한영 및 영한 자동통역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스마트폰으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통화료는 국내 통화료 수준으로 제공된다. 업계에서는 SK텔링크의 이번 시도가 침체된 국제전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