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진짜 선비 나가신다

‘임원경제지’는 조선의 브리태니커로 불린다. 임원경제지의 저자는 다름아닌 실학자 서유구와 그의 아들 서우보다. 선비 서유구는 당시 양반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농사를 짓고 밥을 짓고, 요리를 하면서 농업, 의학, 생물학, 예술, 천문, 식품, 음악 등 16가지 분야를 다룬 113권의 ‘임원경제지’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 백과사전은 개인이 그것도 세상물정 몰랐던 상류층 양반이 완성했다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방대하고도 깊이 있는 지식을 담은 귀중한 역사의 자산이다.

[전자책 깊이읽기]진짜 선비 나가신다

조선 후기 학자 서유구는 당대 최고 명문가 출신으로 당시 사대부들이 도외시했던 `실학`을 중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천문과 농업을 다룬 ‘보만재총서’를, 형수인 빙허각 이씨는 가정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규합총서’를 편찬했다. 비록 서유구와 서우보의 일생이 자세히 남아있진 않으나 가정 분위기와 업적으로 미뤄보건대 백성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학자요,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그 뜻을 근성있게 추진하는 추진력까지 지닌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학자 서유구와 그의 아들 서우보를 중심으로 ‘임원경제지’를 편찬할 당시를 재미있게 구성한 동화다. 좋은 거름을 위해 동물의 변을 맛보고, 아녀자들이 하는 일까지 기웃거리며 모든 일을 사사건건 간섭하는 서유구와 그런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아들 서우보의 도전과 좌충우돌을 당시 시대 분위기에 녹였다.

한정영 지음, 강영지 그림, 샘터 펴냄, 80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