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끈 대표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소재 기술이 토대입니다. 하지만 소재와 소재기술의 중요성, 소재 연구와 연구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재임 기간 동안 재료연의 소재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소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산업계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에게도 친근한 연구 분야로서 소재의 위상을 높여보려 합니다.”
김해두 재료연구소장(61)은 “독일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알 수 있듯 소재 경쟁력이 부품과 완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소재부품강국이 산업 강국이 됐다”며 “우리나라는 시스템과 완제품에 묻혀 부각되지 못한 소재와 소재기술의 중요성을 확산시켜 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달 초 단행한 재료연 조직 개편에 이의 실현 방안을 담았다.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실용화 성과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다. 조직 개편에서 재료연은 부소장직과 산업화지원본부, 실용화연구단을 신설했다. 기존 기초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산업계와 연계한 실용화 성과 창출을 양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부소장은 실용화연구단장을 겸직해 재료연의 실용화 기술 개발을 이끈다. 산업화지원본부는 실용기술의 기업 이전과 산연 협력연구 등 기업지원 업무를 전담한다”며 “출연연 본연 임무인 기초 원천기술 연구와 새로운 미션으로 주어진 산업계 지원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개편”이라 설명했다.
원천기술 연구개발에는 연구원 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외부에서 검증된 시니어급 연구인력을 충원해 투입한다. 깊이 있는 연구, 융·복합 연구를 위해 신규 장비 도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계 지원 분야에서는 연구원의 기술이전, 산연협력 성과에 인센티브를 확대해 연구소와 산업계 간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김 소장은 “재료연의 궁극적 비전은 소재강국을 만드는 주도적인 기관이 되는 것이다. 소재강국은 소재산업이 튼튼해야 하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부품과 완제품을 만드는 강소기업이 많아야 가능하다”며 “연구 역량과 성과를 높이는 동시에 소재기술 산업 파급 시너지를 극대화해 산업체의 든든한 지원자,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내부 평가 체계도 바꿨다. 연구 파트와 실용·산업화 파트의 평가를 달리해 연구 파트는 중장기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고 실용·산업화 파트는 정략적 성과를 평가해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6일, 김 소장은 재료연 입사 28년째를 맞았다. 원내 최고참 연구원으로 연구원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난해 말 소장으로 취임하며 그는 재료연의 위상 강화와 함께 후배 연구원을 향해 ‘함께 소통하며 즐겁게 연구하자’는 화두를 던졌다.
김 소장은 “혼자 연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혼자 잘하라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연구원 간에 취미 생활을 함께 하고 수시로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나눠야 창의적 연구 아이디어도 나오고 연구생활도 즐겁다. 연구만 하는 연구소가 아닌 즐거운 직장으로서의 재료연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