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광통신 기술, 우주 근원 밝히는 핵심 기술로 낙점

국산 광통신 기술이 우주의 근원을 밝히는 국제 연구 사업에 핵심 기술로 낙점됐다. 광통신 모듈 전문업체 오이솔루션(공동대표 박용관·추안구)은 유럽 연구단체(컨소시엄) KM3NeT의 심해 연구 사업에 자사 광트랜시버 1000여개를 납품했다고 26일 밝혔다. 침체에 빠진 국내 광통신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광통신 모듈 전문업체 오이솔루션은 유럽 심해 연구단체 KM3NeT의 심해 연구 사업에 자사 광트랜시버 1000여개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KM3NeT 연구진이 지중해 바다 속으로 `광학 모듈 구`를 집어넣고 있다.(사진출처:KM3NeT)
광통신 모듈 전문업체 오이솔루션은 유럽 심해 연구단체 KM3NeT의 심해 연구 사업에 자사 광트랜시버 1000여개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KM3NeT 연구진이 지중해 바다 속으로 `광학 모듈 구`를 집어넣고 있다.(사진출처:KM3NeT)

세계 각국 40여 연구소와 대학 출신 240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KM3NeT은 유럽의 심해 연구단체다. 깊은 바다 속에 연구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해저 중성미립자(뉴트리노)를 토대로 우주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한다.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질량이 0에 가까운 중성미자는 초기 우주 빅뱅 이후 생겨났기 때문에 우주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분석할 수 있는 소립자로 알려져 있다. 초신성과 별의 충돌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우주의 암흑 물질을 연구하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KM3NeT은 최근 이탈리아 해변에서 100㎞ 떨어진 지중해 해저 3500m에 광모듈을 구축했다. 메탈 프레임으로 제작된 직경 1m의 ‘광학 모듈 구’가 1000여개 설치돼 수천개의 광 센서가 심해의 미세 입자를 감지한다. 광모듈로 발견한 중성미립자에서 양자(에너지의 최소량 단위) 레벨의 빛신호를 검출, 육지 연구소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오이솔루션이 공급한 광트랜시버는 광케이블과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전송장비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빛의 신호로, 빛 신호는 전기신호로 변화시켜준다. 광통신의 핵심 부품으로 신호변환뿐만 아니라 통신 속도를 결정하고 안정적 통신이 이뤄지도록 해준다.

오이솔루션 광트랜시버는 이번 공급으로 성능뿐만 아니라 심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의 내구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심해에 설치된 장비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연구가 어렵다. 글로벌 광통신 장비업체와 경쟁해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기술력 덕분이다.

KM3NeT은 2016년 말까지 광학 모듈 구를 1만2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심해 광통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록 더 좋은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이솔루션이 공급하는 광트랜시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는 “당사 제품이 상업적인 활용을 넘어 우주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 목적으로 사용돼 영광”이라며 “이번 사례는 세계 시장에서 국산 광통신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오이솔루션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우리 광통신 산업 위상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