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인야구팀에 가입한 직장인 A씨는 네이버에서 ‘사회인야구’ ‘글러브’ 등을 검색했다. 키워드를 입력하자 광고상품인 ‘파워링크’ 대신 각종 스토어에서 파는 글러브 이미지는 물론이고 정보 커뮤니티, 글러브 리뷰 등 직관적인 콘텐츠가 성인용, 유소년용으로 구분돼 웹페이지에 펼쳐졌다. A씨는 그중 자신에 맞는 상품을 골라 네이버페이로 30분만에 결제를 완료했다.
네이버가 쇼핑에서 사용자 의도를 예측해 검색결과를 최적화해 보여주는 새로운 검색 시스템을 적용한다. 검색결과가 쇼핑으로 이어지는 ‘끊김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상반기 중 기존 간편결제 시스템을 ‘네이버페이’로 통합한다.
검색 시 광고상품인 ‘파워링크’가 웹페이지 상단에 우선 노출되는 옛날 방식을 개선해 아마존, 페이스북처럼 쇼핑·네트워킹에 특화된 신흥 포털로 대응한다. 플랫폼 중심은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다.
◇쇼핑·정보 구분해 결과 제공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는 27일 서울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 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색 이용자의 다양한 쇼핑의도를 미리 예측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쇼핑 트렌드 그래프’를 적용하고 상반기 내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쇼핑 트렌드 그래프는 쇼핑 사용자 행동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만든 일종의 ‘지식 베이스’다. 다양한 질의에 대응해 △쇼핑패턴 △트렌드 △세일정보 △상품추천 등을 반영한 검색결과를 내놓는다. 계절, 핫이슈 등 이용자 반응에 따라 수시로 노출결과를 바꾼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같은 정보성 ‘쿼리(정보 수집에 대한 요청에 쓰이는 컴퓨터 언어)’도 핫이슈에 오르면 검색결과에 정보성 콘텐츠와 함께 쇼핑 콘텐츠를 보여준다.
상반기 중 시작하는 네이버페이는 기존 간편결제인 △체크아웃 △마일리지 △네이버캐쉬 등을 하나로 묶어 원클릭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도록 구현한다.
카드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네이버 ID와 매핑된 가상 카드번호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정보 유출사고에도 부정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했다.
◇쇼핑 비중 커져 맞대응
네이버가 지난해 조직개편 후 ‘쇼핑’을 첫 키워드로 꺼내든 것은 아마존 등 쇼핑을 비즈니스 최전선에 배치한 포털의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 중 39%는 아마존 검색에서, 11% 구매가 구글 검색에서 시작됐다. 2009년 구글검색이 24%, 아마존 검색이 18%였지만 역전된 것이다.
한 이사는 “네이버 검색에서 쇼핑질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달한다”며 “(쇼핑을 중심으로)검색, SNS간 경계가 무너져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쇼핑, 검색, SNS,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1~2년 내 회사 존립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현 검색연구센터장은 “그동안 쇼핑 질의와 정보성 질의를 구분하지 않고 제공해 상품 검색 의도를 가진 이용자들에게 적당한 정보를 주지 못했다”며 “네이버 검색은 쇼핑을 중심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색 개편의 또다른 중심은 모바일이다. 쇼핑 트렌드 그래프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쇼핑질의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후 모바일에 우선 적용한다.
쇼핑검색을 네이버페이로 연결하기 위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잇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 이사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을 보면 매출을 제외한 콘텐츠 활동성 등 다양한 지표에서 네이버가 1등이 아니”라며 “콘텐츠 생산과 검색, 쇼핑, 비즈니스 등에서 사용자 액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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