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폴크스바겐, 미국서 공동 전기차 충전소 구축

BMW와 폴크스바겐이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소 확충에 나선다. 테슬라와 달리 모든 전기차에 개방, 전기차 수요를 확대하는 전기로 삼겠다는 목표다.

와이어드 등 외신은 BMW와 폴크스바겐이 공동으로 전기자동차용 급속 충전소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고 27일 보도했다. BMW i3와 폴크스바겐 e골프는 1회 충전으로 약 80마일을 운행할 수 있어 통근용으로 마케팅하고 있지만 충전소를 구축해 중·장거리 시장까지 수요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BMW와 폴크스바겐이 미국 샌디에고에 공동 구축한 전기차 급속 충전소
BMW와 폴크스바겐이 미국 샌디에고에 공동 구축한 전기차 급속 충전소

BMW와 폴크스바겐은 미국 내 100여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급속 충전소를 건설한다. 미국 충전소 업체 ‘차지포인트’와 제휴를 맺고 운영을 맡긴다.

최초의 충전소는 미국 샌디에고에 설치됐다. 회사는 50마일마다 충전소를 설치해 올해 말까지 100여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부에는 보스턴부터 워싱턴까지 이어지는 I-95 고속도로 상에 설치될 예정이다. 서부에는 포틀랜드부터 샌디에이고까지 충전소들이 설치된다.

회사는 각 충전소마다 1~2대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설치하고 향후 시설을 확대한다. 대부분 50㎾ 고속 충전기를 제공해 대부분의 전기차가 차량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이보다 충전 속도가 느린 24㎾ 충전기도 제공할 예정이다.

급속 충전소 사용은 i3, e골프뿐만 아니라 차데모(CHAdeMO) 규격을 쓰는 다른 제조사의 플러그인 전기차도 가능하다. 1㎾h당 0.5달러만 내면 규격에 맞는 차량 모두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 e골프에 사용되는 24㎾h 배터리팩을 충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2달러다.

업계는 이번 공동 충전소 건설이 전기자동차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 대응 전략으로도 해석했다. 현재 테슬라가 구축하고 있는 급속 충전소 ‘슈퍼차저’는 테슬라 자동차에 한해서만 사용 가능하다. 인프라 구축 후발 주자인 만큼 다른 제조사와 협력해 시설 확충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BMW와 폴크스바겐에 이어 다른 협력사도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제조 기업에 일정 비율 이상의 친환경 자동차 판매를 의무화하는 ‘ZEV(무공해 자동차)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오는 2018년부터 BMW와 폴크스바겐도 규제 대상에 적용된다. 이 규제는 미국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