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니 자꾸 불법 웹하드로 받는 거 아니냐(dmha****)” “토렌트로 보거나 유튜브로 우회해서 보련다(ktx4****)” “VoD 가격 상승→수익 상승이라는 생각이겠지만 결국은 불법이 더 성행할 듯(mdsa****)”.
지상파 방송사가 최근 유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주문형비디오(VoD) 가격 인상을 최고 50% 인상한다는 기사에 포털 네이버를 이용하는 네티즌이 남긴 댓글 가운데 일부다.
VoD 가격이 오르면 불법 웹하드를 포함한 음성적 유통망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VoD 구매를 포기하고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방송 콘텐츠를 내려 받겠다는 네티즌도 나왔다. 유료방송 업계가 가격 인상 시 우려했던 VoD 수요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해부터 케이블TV, IPTV, N스크린 사업자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 공문을 보내 지상파 VoD 가격을 기존 1000원(HD 기준)에서 1500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가격 부담이 상승하면 시청자 불만이 고조돼 VoD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지상파 방송사가 VoD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하면서 전체 판매 편 수가 종전 대비 30~40%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유료방송 업계는 최근 협상 테이블에서 적정 VoD 가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최고 50% 인상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유료방송 업계의 VoD 수익 증가율은 매년 30%를 웃돈다. 지난해 VoD 시장 규모는 6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다. 불법 내려받기 사이트가 성행했던 과거와 달리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방송 콘텐츠를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은 모처럼 분위기가 잡힌 콘텐츠 유료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VoD 수요가 감소하면 지상파 방송도 매출 확대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황금알을 낳는 오리 배를 가르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따져보는 신중한 가격정책이 필요하다.
정보통신방송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
윤희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