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것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 겨울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무려 30일이나 남은 셈. 알찬 새 학년, 새 학기 준비도 중요하지만 추억 하나 없이 겨울과 작별하는 건 아쉽다. 최근 서울 한강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뚝섬 ‘자벌레’에서 떠나가는 겨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자.
◇한강에 내려앉은 거대 자벌레,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겨울날 특별한 공간
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 내리면 별에서 온 듯한 재미있는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자벌레’라는 이름의 문화예술공간인 이곳에서는 1년 내내 여러 공연과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5년 전 Mnet의 ‘비틀즈코드’에서 가수들의 평행이론을 연구한다는 ‘대덕연구소’로도 친숙하다. 2월 한 달간 자벌레는 도심 속 마지막 겨울왕국이 된다.
다음 달 28일까지 열리는 ‘자벌레의 겨울정원’은 영화 ‘타짜’ ‘국가대표’ ‘미스터고’ 등의 미술과 세트를 작업한 양홍삼 미술감독이 기획한 겨울 특별 전시회다. 눈 내린 야외정원을 자벌레로 옮겨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안나, 엘사, 올라프가 된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쪽 김포대교부터 동쪽 잠실대교까지의 한강 야경을 110m 길이의 작품에 담아낸 ‘한강의 두 얼굴’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이득영 사진작가가 한강 야경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촬영한 사진으로 130m에 달하는 자벌레 통로를 적극 활용, 파노라마 작품이 한 번에 설치 될 수 있도록 천장에 고정했다.
털모자를 직접 만들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기부도 할 수 있다. 3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자벌레 2층 ‘책 읽는 벌레’를 방문하면 털모자를 만들어 작은 도서 공간을 꾸미고 전시해 따뜻한 이웃 사랑을 나눠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며 행정자치부 자원봉사 포털 홈페이지(1365.go.kr)에서 사전 신청 시 봉사활동 시간도 인정받을 수 있다. 참여인원이 미달될 경우 현장참여도 가능해 행사시작 10분 전까지 자벌레 2층 안내데스크로 방문하면 된다.
자벌레 옆에는 다음 달 15일까지 운영되는 뚝섬 눈썰매장이 마지막 겨울추억을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한강 옆에서 즐기는 도심 속 눈썰매는 매일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1만원의 자유이용권으로 다양한 체험활동도 즐길 수 있다. 방방 트램플린, 범퍼카, 미니 바이킹, 전동자동차 등 놀이기구와 빙어잡기, 활 만들기 등 옛 겨울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