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포럼 조찬포럼의 화두는 사업자 간 시각 차이를 어떻게 협업체제로 고도화시킬 것인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금융사는 ‘시장 지배력 약화와 수익성 배분’, IT기업은 ‘진입장벽 완화와 각종 규제 철폐’, 금융당국은 ‘균형감 있는 정책 실현’의 과제를 안고 있다.
주체 간 입장차가 극명해 열띤 논쟁과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대안은 핀테크라는 소문난 잔치에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한식, 중식, 양식 등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를 준비하고 신선한 식재료 마련을 위해 협력 체제를 구축하자는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또 한국의 명란젓과 해외 스파게티 레시피를 접목해 ‘명란젓 스파게티’라는 융합형 핀테크 사업모델 발굴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약속했다. 그 대신 해외 종속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근묵 인터페이 대표는 “중국 알리페이의 하루 결제 건수가 8000만건에 달한다”며 “이는 결제 인증 사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금융당국이 국내 핀테크 진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핀테크 모델을 해외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은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지만 2차 협의회 등에서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해외 시장 개척 지원 방안을 정부 부처 공동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핀테크 규제 완화의 방향성과 개선 목소리도 다양하게 흘러나왔다.
이지은 액센츄어코리아 디지털그룹 대표는 “국내에서 핀테크 담론은 모두 규제를 풀어달라는 이야기로 끝난다”며 “무조건 액티브X만 없애면 다 해결될 것처럼 규제만을 논할 게 아니라 우리가 그리는 핀테크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도 “핀테크 활성화에 카드사가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네거티브 규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화 금융감독원 IT감독실장은 “규제 완화는 안전판 장치가 마련돼 있을 때에만 빛을 발한다”며 “위험 해지를 위해서라도 사회 공론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요섭 과장은 “다들 규제만 없애라고 말하는데 어떤 규제가 무슨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등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핀테크와 함께 떼놓을 수 없는 ‘보안’ 이슈도 민감한 주제로 떠올라 참석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간편 결제 등에서 보안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지를 누구에게 지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시석중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은행과 IT기업 등이 함께 만든 서비스여도 사실 보안문제가 터졌을 때 결국 화살과 비난은 전적으로 은행에 돌아온다”며 “기술 중립성 원칙을 세우고 비금융사의 법률적 책임소지도 논의하고 책임질 능력이 부족한 영세 IT업체의 보안장치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사고가 터져도 주로 은행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면이 있는데 이는 규제 당국이 금융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해소해야 된다”며 “은행과 IT 기업, 당국이 공동으로 만든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퍼져 사고가 나도 브랜드 이미지에 피해를 뒤집어쓰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어야 은행이 IT기업에 투자를 하는 등 핀테크 산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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