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가상사설망(VPN)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외국 웹사이트에 우회적으로 접속하게 해주는 일부 VPN을 찾아내 차단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1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여기는 국내외 웹사이트 수천개를 차단해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그 중 하나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과 중국 거주 외국인들은 느린 속도에도 VPN을 이용해 이들 사이트에 접근해왔다.
‘스미스’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 당국이 페이스북같은 정보 공유 홈페이지뿐 아니라 G메일, 아웃룩 같은 개인적인 통신 채널도 막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유명 블로거 윌리엄 롱은 중국 당국의 이런 움직임을 “역사적 후퇴”라고 표현하며 해외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 중국 학생들조차 G메일로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 회선 규제에 대한 피해를 막을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에게 G메일 서비스 차단 등의 조치는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당국의 VPN 차단이 알려진 뒤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을 비난할 권리를 잃었다”며 “서쪽의 북한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머무는 외국인 사업가들도 난색을 표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메일과 인터넷 트래픽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업무나 의견 공유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제임스 짐머맨(James Zimmerman)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방안이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러한 중국 당국의 인터넷 규제는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의 발걸음도 막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중국 당국의 외국산 운용체계(OS) 사용 금지 결정에 대한 공식 반박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수혜를 보는 것은 당국의 영향에서 벗어난 중국 IT기업들이란 평가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IT기업들이 이러한 규제로 반사이익을 얻어 급속한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