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맞춤형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업체 ‘사이아노젠(Cyanogen)’에 투자했다. 이를 활용해 자사 윈도 플랫폼을 확장할 것이란 해석이다.
MS가 자사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커스텀 OS 전문 업체 사이아노젠에 투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주요 외신이 1일 전했다.
사이아노젠은 구글의 개방형 OS 안드로이드 소스를 기반으로 맞춤형 OS 플랫폼을 만든다. 구글이 새로운 버전을 발표할 때마다 완성도와 안전성을 보완해 더 나은 OS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5000만명 이상이 스마트폰에 기본 설정된 OS 대신 자사의 맞춤형 안드로이드 ‘사이아노젠 모드’를 쓰고 있다.
일반 고객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왔지만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가 대표적인 고객사다.
이번 투자는 구글과 애플에 이어 모바일 생태계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MS는 독자 플랫폼인 윈도를 가지고 있지만 윈도폰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윈도 플랫폼과 함께 사이아노젠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 맞춤형 OS를 함께 활용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까지 서비스할 수 있다.
모바일기기 제조사가 자체적인 OS를 기기에 적용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높아져 가동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을뿐더러 플랫폼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도 ‘미유아이(MIUI)’라는 커스텀 안드로이드 OS로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맞춤형 안드로이드로 독자 OS를 만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늘어나면서 구글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전체 안드로이드 기반 OS 시장은 커지지만 그만큼 자사 플랫폼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는 중국이 대표적이다.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은 커스텀 안드로이드를 선호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쓰려면 일정정도의 기기 성능을 확보해야해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전 세계 안드로이드 기기 중 37%가 커스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했다.
여기에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나 무선통신 사업자들 사이에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별도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