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포럼, "핀테크의 성패는 벤치마킹 모델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 좌우"

국내 핀테크(Fintech) 산업 육성을 위해 우선 금융 인프라와 스타트업 신기술이 융합된 벤치마킹 모델을 만들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책, 금융사, 스타트업이 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현 구조로는 세계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30일 전자신문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후원해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스마트금융포럼’ 조찬포럼에 참석한 각 분야 전문가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벤치마킹 모델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지은 액센츄어코리아 디지털그룹 대표는 ‘핀테크산업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를 통해 “미국 등 핀테크 선진 금융기관조차 독자적인 핀테크 사업시도에서는 (기술판단, 응용력 부재, 의사결정 지연 등) 내부역량 부재로 모두 실패했다”며 “추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액셀러레이터 참여로 역량을 쌓고 이를 다시 내재화, 정착시키는 과정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2007~2008년 시작해 5년 이상이 지난 작년부터 방향성을 잡았다”며 “(우리나라는) 후발로서 이를 줄여가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핀테크와 관련된 많은 논의가 진행되지만 세부 계획은 없고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이야기한다”며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라고 진단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도 “(원칙적으로) 정부나 금융기관이 신중하게 가는 것은 맞지만 내년이면 시기를 놓칠 것”이라며 “알리페이 등이 국내 소비자를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사결정이 빠른 정보기술(IT)기업과 공조로 금융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 비즈니스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석중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우리가 금융인프라 강국이지만 활용은 떨어진다”며 “(은행들이) 모든 문제를 규제로 돌리지만 결국 문제는 은행이 시장의 눈치를 보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전요섭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은 “정부는 지원자로서 규제 완화는 충분히 할 것”이라며 “나머지 생태계는 금융사가 기업과 손잡고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정도가 아닌 빅데이터, 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금융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해석 금융감독원 금융IT분과위원장은 “스마트폰에 대한 대처가 노키아 등 기업의 존폐를 갈랐다”며 “(핀테크 부문에서의) 출발은 약간 늦었지만 금융·IT의 성공적인 결합을 통한 핀테크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면 조만간 세계 시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길재식기자

박소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