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올 설비투자 9%가량 감소…장비업계 '직격탄'

통신 3사가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지난해보다 9%가량 줄일 전망이다.

롱텀에벌루션(LTE)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된 데다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도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탓이다. 통신업계가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중소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매출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등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CAPEX를 지난해 2조1450억원에서 올해 2조원으로, LG유플러스는 2조2119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각각 낮춘다. KT만 2조5141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CAPEX를 높일 계획이며 기가인터넷 확대에 따른 유선 부문에 투자가 집중된다.

이에 따라 통신 3사 CAPEX는 지난해보다 5600억원 남짓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가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네트워크 장비업계는 올해 시작되는 국가재난안전망 등 공공사업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 3사는 설비투자가 줄더라도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 기반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고 신규 성장사업을 적극 발굴한다. 특히 기업솔루션 사업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70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 IPTV는 유·무선 700만 가입자를 달성하고 체외진단기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24조원 이상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5대 미래융합사업을 강화하고 기가인터넷 분야 시장 리더십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광석 KT 재무실장은 “올해도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고객 최우선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경영이 2015년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유·무선 네트워크를 고도화하면서 서비스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 가상화 기술로 시스템 유연성과 민첩성을 높일 방침이다. 스마트홈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 마케팅 비용이 감소해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통신 3사의 지난 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번호이동(MNP) 고객이 줄면서 경쟁사 고객을 빼앗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모두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줄었다.

LG유플러스가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에서 처음으로 SK텔레콤을 앞서는 이변도 연출됐다. 4분기 LG유플러스 ARPU는 3만7448원으로 3만6673원인 SK텔레콤을 추월했다. 유플릭스 무비와 HDTV 등 고가 요금제를 쓰는 비디오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게 ARPU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LG유플러스는 밝혔다.

<[표]2014년 4분기 통신3사 실적 / 자료:3사 종합>


[표]2014년 4분기 통신3사 실적 / 자료:3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