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T 업계, `제조업` 르네상스

‘제조업의 재발견’

글로벌 IT업계의 지난 4분기 실적 분석 결과, 인터넷 서비스는 침체 국면인 반면, IT제조업은 호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서비스의 대명사인 ‘구글’의 지난 한 해 매출액은 총 660억달러. 반면 애플은 작년 홀리데이시즌 분기(10~12월)에만 74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구글의 연매출보다 많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구글의 실적 악화는 모바일 광고 분야에서 경쟁이 심해진데다가 수익성이 불확실한 기초 투자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1억달러. 이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분석가 전망치 평균(184억6000만 달러)에 훨씬 못미친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2013년 글로벌 모바일 광고 시장의 47%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시장점유율이 41%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낸 알리바바 역시 실적에선 시원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44억4000만달러. 하지만 알리바바의 매출 실적은 42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알리바바의 실적에 실망감을 보이면서 실적공개일인 29일(현지시각) 알리바바의 주가는 기업공개(IPO) 이후 최대 낙폭인 11% 이상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27일 끝난 이 회사 자체 회계연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7450만대였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추정치 평균이었던 6490만대보다 훨씬 높다.

이 기간 아이폰 매출액은 511억8000만달러로 애플 전체 매출액의 68.6%를 차지했다. 아이폰 판매 급신장과 맥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애플의 분기 순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18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주당 순이익은 3.06달러, 매출액은 746억달러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순익은 37.0% 각각 증가했다.

스마트폰용 칩 제조업체인 퀄컴도 분기 주당순익이 1.34달러로 시장 예상치 1.26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분기 매출도 71억달러로 시장 예상치(69억달러) 위에 있었다. 다만, 삼성전자가 퀄컴의 칩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향후 매출과 주당순익 전망치는 햐향 조정됐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에서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나선 IBM의 실적은 최근 글로벌 IT업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다.

최근 IBM이 공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 4분기에 241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실적이다. 당초 시장은 4분기 매출로 248억달러를 예상했다. IBM은 이번 분기까지 총 11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IBM의 지난 한 해 총 연매출 역시 928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제조업 부문을 등한시 한 게 가장 큰 패착이다. 실제로 하드웨어 사업을 담당하는 ‘시스템&테크놀러지’ 부문이 전년대비 23%나 매출이 빠져, 가장 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IBM은 ‘2015년말까지 주당순익(EPS) 20달러를 달성하겠다’던 기존 중장기 경영목표의 포기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블룸버그는 “IBM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으로 주력사업을 이전하는 것은 강에서 대형 크루즈선을 급선회시키는 것만큼 힘든 일”이라고 FRB&Co의 애널리스트인 다니엘 아이브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