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성장동력에 대한 많은 논의와 전망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도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융·복합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비즈니스 기반이 되는 플랫폼은 25년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기술 진보를 이끌어 왔다. 메인프레임과 미니PC가 부상했던 1세대 플랫폼 시대, 클라이언트 서버가 각광받던 2세대 플랫폼 시대를 지나 지금은 모빌리티·클라우드·소셜비즈니스·빅데이터로 구성된 3세대 플랫폼 시대다.
3세대 플랫폼 시대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모바일 디바이스, 사물인터넷 등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관계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완전히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네트워크와 디바이스로 세계와 연결되고 개인의 선택권과 채널이 확장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패러다임의 바탕이 되는 3세대 플랫폼을 얼마나 잘 수용하는지가 2015년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로 논의되고 있다.
비즈니스 목표와 기술을 상호보완 관계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이 달성하려는 목표를 먼저 설정한 후 이에 맞게 기술을 도입하고 사용해야 하는데 ‘비즈니스를 위한 IT’가 아닌 ‘IT를 위한 IT’를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기업의 IT 예산 중 평균 73%가 기존 인프라나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데 쓰인다고 한다. 즉 27%만 신규 기술 도입 및 개발에 투자된다는 얘기다. 기존 기술은 비즈니스 목표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목표 달성 시간을 앞당길 새로운 기술을 활발히 도입해야 하는데, 비용이 비효율적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와 기술이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목표를 향해 가는 균형 상태인 ‘비즈니스 정의 IT’의 시각에서 기술을 바라보면 오늘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비즈니스 목표와 주요 기술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3세대 플랫폼에 녹아든다.
모빌리티를 통해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민첩하고 탄력적인 클라우드 환경에서 고객에게 즉각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셜 비즈니스를 펼쳐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정서를 이해하며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정확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한다.
‘비즈니스 정의 IT’를 실현하려면 먼저 기업 인프라를 통합, 조정, 자동화해야 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별도로 구매해 연결하고 운용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스택과 통합시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 시대는 지났다. 그동안 인프라를 구성하는 데 투자했던 자본과 시간을 이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 보다 생산적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자동차를 살 때 바퀴, 창문, 섀시를 따로 따로 구매해 조립하려는 고객은 아무도 없다.
특정 기술 하나가 비즈니스를 성장궤도에 올려주지 않는다. 항상 비즈니스 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이 앞서야 한다. 기술은 목표 달성을 위한 길을 함께 고민해주는 동반자다. 좋은 동반자를 고를 때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저렴한 것만을 따져볼 수는 없다. 인프라의 민첩성과 확장성은 물론이고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가속화시켜줄 서비스와 관리 체계, 비용 효율성 등 여러 요소를 꼼꼼히 살펴보고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는 기술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홍균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 hkchun@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