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 스마트폰 시장서 2위 자리 내줘···3위 자리도 위태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2011년 이후 중국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샤오미에 정상을 내준데 이어 2위 자리마저 애플에 내줬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에 밀리는 ‘샌드위치’ 상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총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시장 점유율 3위(9.8%)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 샤오미가 1570만대(12.8%) 판매량을 올리며 2분기 연속 정상에 올랐다. 애플은 1340만대의 아이폰을 팔아 10.9%로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4위를 기록한 화웨이(9.7%), 5위 레노버(9.1%)와 점유율 차이도 거의 나지 않아 3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 다만 연간 중국 시장 점유율에선 13.8%로 1위를 지키며 4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총 판매량은 5850만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어니쇼크 이후 매출 증대를 위한 프리미엄폰과 점유율 확대를 위한 중저가폰의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9월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를 출시했고, 최근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갤럭시A와 갤럭시E 시리즈를 연이어 내놓았다. 전체 라인업을 25~30%가량 줄이며 스마트폰 사업 체질 강화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 4분기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6 돌풍이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폰6는 갤럭시노트4와 정면 대결을 펼쳤기 때문에 이번 중국 시장 점유율 결과는 삼성전자에 더 속이 쓰린 결과일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뿐만이 아니다. SA가 앞서 발표한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매 점유율에서 애플이 3년 만에 삼성전자를 따라잡으며 공동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이 부활하며 삼성전자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스페인에서 여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를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A와 갤럭시E, 타이젠폰 등 중저가폰 사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플 돌풍이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고 중국 업체 성장세가 가팔라 당분간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IM부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중저가폰을 앞세워 점유율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며 “하지만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14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 자료:SA>


2014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 자료:SA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