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컴퓨팅 기업들이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각사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위기 극복’이 공통된 키워드로 읽힌다.
먼저 한국IBM이 변화를 시작한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인사가 단행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 자체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영업 등을 분석·보안·왓슨·클라우드 등에 맞게 재구성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IBM 조직개편은 셜리 위-추이 대표가 아닌 해외에서 파견된 부사장급 임원이 주도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셜리 위-추이 대표의 거취 변화와 후임자 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김원종 부사장과 이장석 부사장을 차기 수장 후보로 꼽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IBM은 작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매출이 하락했다. 2012년 취임한 로메티 회장은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 매각이나 분사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성장산업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새로운 조류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한국레노버도 오는 4월 1일 회계연도 시작에 발맞춰 조직 통합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레노버가 IBM으로부터 x86서버 사업을 인수하면서 한국 내 조직에도 변화 요인이 생겼다.
한국레노버는 한국IBM x86서버 사업 조직을 흡수한 후 현재 화학적 통합을 시도 중이다. 독립된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던 소비자 부문(컨슈머)와 기업 부문(커머셜)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 매각 및 인수 과정에서 IBM x86서버 매출이 하락해 한국레노버는 이를 다시 육성시키는 것이 과제다.
한국HP도 올해 조직에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자 부문(컨슈머)과 기업 부문(엔터프라이즈)을 분리키로 함에 따라 지사인 한국HP도 둘로 나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이전까지 분리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인사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기업 부문은 함기호 현 한국HP 대표가, 컨슈머사업 부문은 프린터와 PC를 총괄 중인 김대환 부사장이 각각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IT투자를 줄이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외국계 기업 특성상 실적에 따라 변화의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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