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새로운 생태계 경쟁서 이기려면](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2/03/article_03160405487042.jpg)
국가 전략산업인 자동차분야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됐다. 과거 자동차산업 생태계는 완성차 및 부품기업을 중심으로 형성, 발전돼왔다. 하지만 앞으로 친환경·스마트·융복합 3대 혁신에 따라 생태계 경쟁도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친환경 혁신은 모터, 배터리, 에너지, 전력·전자 등 새로운 생태계 경쟁력을 요구한다. 또 스마트 혁신에 따라 정보통신의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 전기·전자, 센서 및 제어 등 이전과는 다른 생태계 경쟁력도 필요하다. 융·복합 혁신에 의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스마트 커넥티드서비스 산업의 성패도 연관 산업을 망라하는 융합 생태계 경쟁력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이처럼 광범위한 생태계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은 글로벌 자동차산업 생태계 경쟁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다. 독일은 세계 최고의 완성차 기업과 티어1·2 부품기업, 수백개의 세계적 기술전문기업(ESP) 그리고 많은 대학과 국책연구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산학연관 드림팀을 구축했다. 미국은 과거 세계 최고였던 생태계가 빅3 업체의 고전과 함께 그 빛을 잃고 있고, 일본도 대체로 전통적 폐쇄성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생태계의 잠재 성장성이 미흡해 보인다.
하지만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은 3대 혁신에 의한 시장 변환기를 활용해 과거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승부수를 띄웠다. 빅3 완성차는 물론이고 구글, 테슬라, 애플 등 자동차 및 정보통신 기업들이 새로운 표준과 패러다임으로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신흥 경쟁국으로서 중국의 약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핵심 테마로 잡은 CES 2015에서도 수많은 중국 업체들이 참가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자국 시장을 무기로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 최근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부품 및 기술전문회사를 인수하거나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생태계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이 수년 내 우리의 가장 큰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티어 1·2 부품기업 및 기술전문기업의 경쟁력이 미흡하다. 이에 따라 완성차 대기업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고 대학 및 국책연구원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도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균형 발전과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한 배경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생태계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동차 산업의 미래 트렌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 생태계를 망라한 국가적 마스터플랜 구축과 실행이 필요하다. 우선 진정한 대·중소기업 상생체계가 중요하다. 대기업 중심의 완성차 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부품기업 및 기술전문기업들의 공생 관계가 시급하다. 여기에 정보통신, 에너지, 서비스 등 연관 산업을 망라한 선단식 생태계 발전 전략이 필수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친환경·스마트·융복합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시스템 및 부품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 및 서비스 △자동차 및 ICT 등 전 가치사슬의 기술 융합적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하고 입체적인 전 생태계 차원의 발전 전략은 생태계 구성원들의 개별적 실행으로는 기대하기 힘들다. 전 생태계에 걸쳐 산학연관 협력은 물론이고 해외 선진기업과의 과감한 협력 및 제휴를 통한 개방형 혁신과 네트워크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티어 1·2 부품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완성차 기업, 대학 및 국책연구원의 지원체계 구축도 시급하다. 자동차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국가적 마스터플랜 구축과 실행을 통해 자동차와 연관 융합 신산업이 창조경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주영섭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초빙교수 ysj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