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V업계, 끝 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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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제조업계가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 TV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브랜드에 밀리면서 가격은 물론이고 성능과 제원에서도 한중 양국에 상대가 안된다.

<인포1> 주요국별 평판TV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인포2> TV제조사별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주: 2014년은 3분기 현재
 <인포3> 일본 내수시장의 TV판매 대수(단위: 백만대)
 *주: 2014·2015년도는 추정치
 <자료: 디스플레이서치·WSJ>
<인포1> 주요국별 평판TV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인포2> TV제조사별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주: 2014년은 3분기 현재 <인포3> 일본 내수시장의 TV판매 대수(단위: 백만대) *주: 2014·2015년도는 추정치 <자료: 디스플레이서치·WSJ>

이에 따라 일본 메이커들은 TV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신사업에 집중하거나 내수시장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왕년의 TV명가 샤프는 지난해 유럽 TV공장은 축소하는 대신, 내수용 라인은 증설했다. 실적발표날인 3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타카하시 고조 샤프 사장은 “해외와 내수 시장의 상황이 달라, 각기 다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내 TV생산라인을 최근 중단시킨 파나소닉의 가와이 히데아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과 유럽 TV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면서도 “미국시장 철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3위 사업자인 도시바는 내달 북미 TV생산을 중단한다. ‘도시바’ TV브랜드도 대만 컴팔 일렉트로닉스에 팔았다. 작년 말 현재 도시바의 TV매출은 8% 하락, 635억엔의 손실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불과 4년 전만 해도 일본 브랜드는 글로벌 TV시장의 35% 점유하며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과 중국이 각각 38%와 23% 차지한 반면, 일본은 20%로 3위에 주저 앉았다.

일본 브랜드의 마지막 보루는 자신들의 안방인 내수 시장이다. 이 시장의 90%를 자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 지난 2004년만해도 자국시장 판매 비중이 9%에 머물렀지만, 지난 2013년에는 15%로 늘었다.

세계 1위 TV브랜드인 삼성전자도 지난 2007년 일본 TV시장서 철수한 이후 지금껏 입성조차 못하고 있다. LG전자 제품이 일부 팔리고는 있으나, 점유율은 2% 이하다. 중국 브랜드 역시 사실상 눈에 띄지 않는다.

일본 소비자들이 자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지만, 토종 대형 양판점이 TV유통망을 점하고 있어 외산 TV이 제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내수에만 기댈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에너지효율 TV에 보조금을 지급하던 2010년만해도 2480만대에 달하던 일본 TV시장은 지난해 560만대 규모로 급락했다.

토리 히사카즈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원은 “일본 TV제조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계속해서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신사업’에서 명암 갈린 파나소닉과 샤프

일본 파나소닉과 샤프의 실적이 신사업 성패에 명암이 갈렸다. 파나소닉은 TV분야 침체에 신사업으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반면, 샤프는 TV사업에 미련을 못버리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 실패를 맛보게 됐다.

파나소닉은 지난 회계연도가 시작된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동안 2902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액수다. 매출은 같은 기간 5조7193억엔을 기록, 전년보다 1% 증가했다.

회사의 실적 상승은 자동차와 주택 관련 신사업이 견인했다. 전기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와 주택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 등이 호조를 보였다. 연이은 적자를 보인 TV 사업과 반도체 등 부진한 사업의 구조조정과 사업 중심을 이동한 결과다.

하지만, 샤프는 TV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4~12월간 72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회계연도 전망을 대폭 낮춰, 기존 300억엔 흑자 예상에서 300억엔 적자 전망으로 전환했다.

샤프는 TV시장 동향을 읽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는 30개 이상 선보인 상품 전략이 시장 수요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일본 내에서도 초고화질 4K TV 상품화가 지연됐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도 부진했다. 경쟁사인 재팬디스플레이 등에 밀려 주요 고객인 중국 샤오미 수주에 고전했다. 경쟁이 심화되며 납품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시장 악재가 겹쳤다. 샤프는 수주 악화로 일본 카메야마 제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소형 패널 ‘이그조(IGZO)’의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