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강국, 기초·원천기술이 핵심이다]"후속연구 위한 로드맵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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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소프트웨어(SW)는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견인하는 동력이자 창조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나라가 SW강국으로 우뚝 서려면 전문 기술과 인력 확보를 위한 장기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전자신문은 SW산업의 근간이 되는 ‘IT분야 기초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연구’의 우수사례를 8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초원천 기술에서 응용, 융복합 기술로 나아가는 소프트웨어(SW) 기술 연계도. 응용, 융복한 기술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기초원천 기술에서 발전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기술 연구 개발도 단기 성과가 아닌 효율성,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 수립돼야 한다. (자료 출처:차세정협의회)
기초원천 기술에서 응용, 융복합 기술로 나아가는 소프트웨어(SW) 기술 연계도. 응용, 융복한 기술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기초원천 기술에서 발전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기술 연구 개발도 단기 성과가 아닌 효율성,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 수립돼야 한다. (자료 출처:차세정협의회)

모바일 앱 개발자는 많아도 제대로 된 운용체계(OS) 전문가는 찾아볼 수가 없다. 소프트웨어(SW)의 ‘뿌리’에 해당하는 기초·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투자가 시급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3년 만에 정보통신(ICT) 최강국 지위를 덴마크에 내줬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조사한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지수(IDI) 2013’ 조사에서 덴마크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1위를 내준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 SW강국에 맞서 SW 기초·원천 기술 확보 및 인력양성 부문에 국가적 지원계획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SW 분야에서는 날로 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실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OS 패러다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서 다시 구글 안드로이드로 바뀌는 동안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SW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은 전무하다.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도 ‘IT분야 기초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기획연구’를 추진했다. 연구 끝에 차세대 SW기술 5대 분야로 △시스템SW △정보보호 △SW공학 △정보 및 지능시스템 △HCI(휴먼-컴퓨터 인터랙션)을 분류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2011년 태동한 ‘차세대정보·컴퓨터기술개발사업(이하 ’차세정사업’)’이다.

차세정 사업은 향후 10년간 2400억원을 지원받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SW분야 기초원천 기술 개발 및 확보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250억원의 지원을 받는데 그쳐 당초 계획의 1년 예산 정도로 규모가 축소됐다. 5년간 시범과제 이후에 응용, 융·복합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후속연구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아 기껏 확보한 전문가 및 기술마저도 사장될 위험이 높아졌다.

현재 차세정사업은 △시스템SW 분야 1개(성균관대) △정보보호 분야 2개(건국대, 충남대) △SW공학분야 2개(고려대, 성균관대) △정보 및 지능시스템 분야 1개(서울대) △HCI 분야 1개(숭실대) 연구단의 총 7개 연구단이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OS는 10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서만 관련 인력과 기술이 배출될 수 있다. 반면에 정부와 민간 모두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물을 얻기 쉬운 응용·융복합SW 기술 육성정책으로만 이뤄지면서 이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PC와 모바일 분야에서 독자적 OS 기반을 갖추고자 정부가 SW연구개발(R&D)에 발벗고 나섰다. IT산업 전 분야에 걸쳐 SW 비중이 커졌고 보안이나 환경문제 등을 풀기 위한 열쇠를 SW 기초·원천 기술 R&D에서 찾았다.

조영화 차세정사업연구자협의회장(성균관대 석좌초빙교수)은 “SW 기초원천기술과 함께 해당 기술의 전문가를 육성하려면 효율적인 연구 개발 환경이 절실하다”며 “최초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돼 정부도 믿고 지원해야 하고 실질적 평가체제를 구축해 연구자가 해당 분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소프트웨어(SW)기술육성정책 변화

△1980년대: 국가적 차원의 SW 육성 정책 시작(1987년), ‘수퍼 프로젝트(SUPER Project)`로 SW 생산성 및 이용성 향상 연구. 9년간 4개 SW분야에 9000억원 지원 계획해 당시 약 470억원 지원. SW 전 분야에 걸쳐 연구 지원, SW공학 연구 기반을 갖춤.

△1990년대: SW육성업무가 과기부에서 정통부로 이관(1995년), 시스템공학연구소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흡수 통합, 반도체 통신 등 하드웨어 통신 인프라 중심 산업육성정책에 집중. SW기술개발 동력 상실.

△2000년대: 부분적 재육성 시기. 정통부 IT839 9대 신성장동력에 SW 1개 과제 포함, 2009년도 융합 거대 과제 중심 개발정책에서 융합 기술의 일부로 SW 기술개발 포함. 전체적으로 투자 규모 미비하고 그나마도 응용SW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