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소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에 77만5000달러를 지원한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의 다양성(Diversity)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구글이 소수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코드2040(CODE2040)’에 총77만5000달러를 지원한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주요 외신이 전했다. 지원금은 2년간 5000여명 이상의 흑인·라틴계 기술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코드2040이 텍사스주 오스틴,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 시카고 등지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쓰인다.
그동안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IT기업들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에 구글은 지난해 처음으로 직원 중 3분의 2가 남성이고 60% 이상이 백인이라는 내용의 다양성 보고서를 자진 발표했다. 당시 구글 측은 “이번 발표는 인력 다양화를 위한 시도”라며 “여성과 소수인종 중 컴퓨터 공학 전공자가 낮아 다양한 직원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 핀터레스트 등 다른 IT기업들이 다양성 보고서를 연달아 내놓으며 IT업계의 백인 남성 중심 문화가 화두에 올랐다.
코드2040은 구글의 뒷받침으로 연내 기술직·인턴 지원을 희망하는 흑인·라틴계 학생들에게 일일 교육 및 멘토십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술 전문가를 초빙하고 온라인 수강도 제공할 계획이다. 소수인종들은 구직이나 인터뷰를 준비할 때 교육 부족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로라 와이드먼 파워스 코드2040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흑인·라틴계 엔지니어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기술직 관련 네트워크와 자원,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오스틴, 더럼, 시카고에서 연간 지원금과 사무실 등을 제공해 흑인·라틴계 스타트업을 도울 계획이다. 이들로 하여금 소수인종과 IT업계를 잇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존 리먼 구글 창업지원팀 담당자는 “더 이상 소수인종 젊은이들에게 직업상의 진로를 고민하라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말했다.
코드2040은 지난 2012년 설립된 후 IT기업들과 협업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나이트 재단, 에어비앤비 등으로부터 총 400만달러를 기부 받았다. 지난해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인 마크 앤더슨도 50만달러를 내놨다. 거의 50여명의 졸업자를 배출했고 대다수가 페이스북·링크드인 등에 근무 중이다. ‘2040’이라는 숫자는 미국 내 인구 비율에서 소수 인종이 백인을 추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을 뜻한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 내 IT회사들의 직원들이 평균 남성 72%, 백인 64% 정도로 구성돼 있다고 지난달 초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IT회사 중 직원 100명 이상인 회사의 다양성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