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교통 상황 같은 외부 상황 외에도 연료 잔량, 타이어 공기압, 연비 같은 내부 요인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적인 운전을 선호하는 운전자가 늘면서 계기판에 표시되는 연비를 유심히 확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연비는 차량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제원이기도 하다.
연비는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차량 구입 전·후로 여러 항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디젤 자동차는 가솔린차보다 30% 정도 연비가 높다. 이는 서로 다른 착화 방식에서 발생하는 열 효율 차이 때문이다.
가솔린 엔진은 공기와 연료가 섞인 혼합기가 실린더 안으로 들어가면 점화플러그가 강제로 불꽃을 터뜨려 피스톤을 밀어낸다. 반면에 디젤 엔진은 압축 공기에 연료를 안개처럼 뿌려 자체 폭발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연료 연소율의 차이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연비 차이로 연결된다.
차량 무게도 연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차체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는 5~7% 향상되는데, 이 때문에 차체와 부품 무게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전세계 완성차 및 부품 업계의 지상 과제가 됐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는 강철의 10배에 달하는 경도를 보이지만, 무게는 4분의1에 그친다. 지금은 가격 문제로 고급 스포츠카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양산 차종에 본격 적용되면 연비 향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부품 중에는 무거운 유압식 장치를 전자제어식으로 교체하면 연비 향상 효과가 크다.
개인의 운전 습관과 자동차 관리 습관은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천천히 적게 밟아 속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연비 운전의 핵심이다. 급가속은 정상 운전보다 50% 가까이 연료 소모를 높인다. 급제동 역시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멈춰선 셈이기 때문에 연비의 주적이다.
자동차 관리 습관도 운전 습관 만큼 중요하다. 타이어 공기압은 도로 접지 면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공기압이 적정량을 벗어나 접지 면적이 넓어지면 연비가 줄어든다. 엔진오일과 점화 플러그는 엔진 출력에 영향을 미친다. 오일 교체·점화플러그 점검 시기를 놓쳐 엔진 출력이 낮아지면, 같은 힘을 내는 데 더 많은 연료를 써야 한다.
연비는 결국 자동차 관리와 직결돼있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사도 친환경 운전 습관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펼쳐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