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단편집 `나는 힘이 세다`

‘나는 힘이 세다’는 편당 A4 한장 내외 분량의 아주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분량이 적어 스마트폰으로 읽기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전자책으로서 의미가 있다.

[전자책 깊이읽기]단편집 `나는 힘이 세다`

‘한 뼘 자전소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자전적 사건과 성찰을 한 뼘 만큼 짧은 글로 구성했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이야기마다 펼쳐지는 내용은 우리 삶의 갈피갈피를 웅숭깊게 그리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혹은 바쁜 일상 중에 잠깐 짬을 내 읽고, 오래오래 성찰하기 좋은 글이다.

한 작가가 썼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작가시점과 글을 이끌어가는 방식과 소제가 다양하다.

독백체로 쓰인 ‘내 친구 서영이’, 현실과 무의식의 접점을 보여주는 ‘라그랑주 포인트’, 사람을 살리고 사랑하게 되는 밥심을 보여주는 ‘부뚜막 꽃이 피었습니다’ 등 21개 단편이 저마다의 색깔로 담겨 있다.

각 단편마다 소제와 글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다를지라도 전편을 관통하는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아한 문체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과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정확히 글로 풀어 독자에게 선보인다는 일은 작가의 숙명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량한 문체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매력적인 단어들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며, 짧은 단편집을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썼는지를 새삼 보여준다.

단편집마다 삽화가 있는 것도 볼거리다. 작가가 직접 그린 이 삽화는 비록 서투르고 어설플지라도 글의 성격과 분위기에 어울려 독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글을 쓰는 동안 작가는 스스로를 살피고 다독거렸으며 칭찬했다고 한다. 힘들었던 일은 글로 쓰자 오히려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순결한 무늬가 됐다고 전한다.

안영실 지음. 송지연 펴냄. 3700원.

제공:유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