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대형 업체부터 스타트업들까지 전자상거래 시장 쟁탈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과 새로운 방식을 찾던 업체들은 ‘배송’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을 앞세워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이윤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배송 경쟁 나선 전자상거래 업체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배송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주문부터 상품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고객이 체감하는 전자상거래의 불편 사항을 없앤다는 것이다. 또 배송 시간에 민감한 신선식품 등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수 있어 사업 수익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배송 혁명에 앞장서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지역에서 신규 서비스 ‘프라임 나우’를 시작했다. 자전거 택배 등을 이용해 고객 문 앞까지 최단 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계획이다. 짧은 시간 내 식료품 등을 배송하는 ‘아마존 프레쉬’ 서비스도 배송 가능 지역을 확장하며 사업을 넓혔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은 가장 큰 검색 시장 중 하나인 쇼핑분야에서 아마존에게 위기감을 느끼자 전자상거래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상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익스프레스’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시카고 등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는 코스트코, 홀푸드, 토이저러스 등 대형 오프라인 소매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상품군을 넓혀, 미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부는 드론 혁명
최근 드론은 IT ‘핫이슈’로 떠올랐다. 전자상거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이 날아가 문 앞까지 상품을 배달한다는 아이디어는 망상이 아닌 현실이 됐다. 상용화로 확대 적용되면 시간 단축과 더불어 비용 절감까지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12월 아마존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드론 경쟁을 발발시켰다. 아직 아마존의 안방 시장인 미국 내 규제로 인해 드론 배송을 시행하지 못했지만 인도, 영국 등 규제가 낮은 국가들에서라도 먼저 드론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도 지난해 드론 배송 적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첨단기술 개발팀인 구글X에서 ‘윙 프로젝트’로 불리는 드론 배송 기술을 시연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후발주자임에도 가장 먼저 드론 배송을 시작한다고 깜짝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아직 특정 대도시에 한정된 시범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드론을 실제 고객 배송에 투입한 것은 아마존보다도 앞서는 것이다.
회사는 자사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에 사는 고객 450명을 대상으로 드론 배달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드론 배송 개발을 먼저 시작했음에도 아직 고객에게 배송하지 못한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위기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까지 가세하며 전자상거래의 미래에 드론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 허무는 배송 혁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에 나서며 오프라인 판매 영역이던 식품 등까지 빠르게 온라인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다.
기존의 발상을 뒤엎는 창의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전자상거래 영역을 확장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스타카트 등 업체들은 신선식품과 레스토랑 음식까지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가져왔다. 택시부터 자전거, 도보까지 각종 이동방법을 이용하며 배송에 나선 업체들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배송 혁신에도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업체들 역시 온라인과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대형 상점들은 이미 구글, 아마존 등과 적극적인 제휴에 나서며 기존 시장 영향력을 온라인 시장으로 옮기는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또 도시 지역 기반의 식당이나 상점들도 해당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사업 반경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