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시(Slush)는 매년 1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다. 행사가 열리는 이틀 동안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기업, 유망 투자자, 경영진, 미디어와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인다.
행사는 지난 2008년 200여명이 참가하며 처음 열렸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글로벌 스타트업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행사 중 하나가 됐다. 지난해에는 세계 79개국에서 36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하고 1만3000명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모였다. 가장 많은 참가율을 보인 국가는 스웨덴, 러시아, 중국, 독일 등이다. 우리나라도 KOTRA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14개사가 참여했다.
슬러시는 이윤을 추구하는 행사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13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여느 콘퍼런스보다도 다채롭게 구성된다. 행사가 열리는 이틀간 5개의 대주제로 나눠 300명이 넘는 연사가 강연했다.
지난해에는 미키타니 히로시 일본 라쿠텐 공동 창업자, 왕지안 중국 알리바바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마틴 로렌존 스웨덴 스포티파이 공동 창업자 등이 주요 연사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슬러시 콘퍼런스에 모인 스타트업은 유럽 및 세계 각국에서 모인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며 성장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지원자 중 가장 우수한 스타트업을 뽑아 상금을 주는 ‘슬러시 100’ 콘테스트도 열린다.
지난해 우승한 헝가리 스타트업 엔브라이트닷엘와이는 빅데이터를 사용한 온라인 마케팅 최적화 툴로 시장성을 인정받아 50만유로를 받았다. 우승 상금은 25만달러지만 가치를 높게 본 심사자들이 상금을 두 배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