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자체 서버 도입 추진

삼성SDS가 자사 서비스 최적화와 비용 절감을 차원에서 서버·스토리지 등 컴퓨팅 장비를 맞춤형 형태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일 삼성SDS 관계자는 “구글·페이스북 등이 자체 서버를 설계, 제작하는 것처럼 회사에 필요한 맞춤형 컴퓨팅 장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SDS는 국내외 컴퓨팅 업체들을 대상으로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를 제외한 제품 공급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스토리지 업체인 A사와는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했고, 서버 업체들과는 구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 서버 업체 관계자는 “삼성SDS 측으로부터 메모리가 제외된 서버 공급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가능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메모리 등 부품을 제외한 반제품 형태의 컴퓨팅 장비를 구매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는 그동안 완제품을 구입,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주거나 자체적으로 활용해왔다.

삼성SDS가 맞춤형 장비를 검토하는 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서버 등 하드웨어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스펙을 구현하기 위해 맞춤형 서버와 스토리지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또 완제품이 아닌 일부 부품이 제외된 장비를 구매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도 가져올 계획이다.

국내 컴퓨팅 업계는 삼성SDS의 이 같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SDS가 국내 최대 IT서비스 업체인데다, 삼성그룹 정보화 사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맞춤형 장비 도입이 국내 장비 시장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맞춤형으로 제품이 공급되면 삼성SDS는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단가가 낮아져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기업은 컴퓨팅 장비 설계에도 직접 뛰어들어 맞춤형 서버 시장 규모가 늘어나기도 했다.

삼성SDS 측은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겠지만 설계나 제조에 직접 뛰어들 계획은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맞춤형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