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사업에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오후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미디어행사를 갖고 700㎒ 주파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재난망 설계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멀티미디어’와 ‘빅데이터’ 기술이 자사 재난망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재난망 주파수로 사용될 700㎒ 대역 주파수 특성을 반영, 분당 사옥 인근에 시험용 기지국을 구축했다. 재난망 설계 모델이 실제 상용 환경에서도 문제 없이 잘 작동한다는 것을 실측·검증했다. 장애 발생 시에도 통신 백업이 가능한 이중화 솔루션과 LTE펨토 등 커버리지를 넓히고 망 운용을 효율화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재난망 시스템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활용하기 때문에 재난 예방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난이 발생하면 당황한 신고자는 정확한 상황과 위치 설명이 어렵다. SK텔레콤은 ‘재난신고 음성 분석 서비스’로 접수된 음성정보의 키워드, 이슈어, 연관어 등의 의미를 파악하고 빠른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 감시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역 CCTV와 연계한 ‘현장 상황 분석 서비스’를 기반으로 재난 징후를 감지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다. 가령 사람들 사이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이 나타나거나 군중의 이동 방향에 갑작스런 변화가 있다면 담당자에게 전파해 대응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난 대응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재난 초기 인명을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위치 데이터 기반 분배형 구조체계를 구축해 구급 구조의 동선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기존 대비 구급차 출동 거리가 50% 감소해 응급 환자의 병원 도착 시간을 줄여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빅데이터는 기상 데이터베이스(DB) 분석에도 쓰인다. SK텔레콤은 기지국에 기상센서를 달아 기상 데이터를 분석한다. 현재 기상 상황과 과거 히스토리를 분석해 미래 재난 발생 가능성을 예측·대비토록 한다. 빅데이터 분석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다.
SK텔레콤은 중소기업과 협력해 재난 전용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형태의 영상무전 단말기는 SK텔레콤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또 크래들과 고정형 장치, 원격 푸시투토크(PTT) 제어기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주변기기가 있어 협력 업체와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철도기술연구원과 철도통합망(LTE-R)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했다. LTE-R는 철도 전용망이지만 재난망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에 SK텔레콤은 재난망 기술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자평했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30년간 무선통신망을 운영해온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네트워크와 솔루션, 단말 기술력을 앞세워 재난망 시범사업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들도 시범사업 수주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준비에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사업 분석을 기반으로 제안서를 작성 중이며 KT도 기관업무 분석 등 제안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는 특히 국민 기업으로 수익성과 상관없이 국민 보호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